강화도에 속한 섬인데, 북한군 시설 들어서… 함박도 미스터리

조선일보
입력 2019.09.02 03:00

등기부등본에 산림청 소유 적시… 국토부, 공시지가까지 발표
국방부는 "줄곧 북한 관할 지역"

곳곳에 방사포·해안포 의심시설
野 "군사합의 위반, 즉각 폐쇄를"

서해북방한계선(NLL) 인근의 섬 함박도를 두고 군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의 행정 주소가 부여된 이 섬에 북한군 관련 시설이 들어선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군은 이에 대해 "함박도는 원래 북한 땅이며, 세워진 시설은 관측소 수준"이라고 했지만, 북한의 노골적 적대 행위에 군이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해 북방한계선 인근 함박도에 북한군 관련 시설이 들어선 모습(왼쪽 위 사진).
서해 북방한계선 인근 함박도에 북한군 관련 시설이 들어선 모습(왼쪽 위 사진). 이 시설에 인공기가 게양된 모습이 TV조선 카메라에 잡혔다(왼쪽 아래 사진). /TV조선·구글어스 캡처
함박도가 문제가 된 건 이 섬이 등기부등본상 '인천광역시 강화군 서도면 말도리 산97'이라는 주소로 등록돼 있다는 사실이 지난 6월 알려지면서다. 등본에는 대한민국 산림청이 이 섬을 소유한다고 적시돼 있고, 국토부는 공시지가까지 발표했다. 인터넷상의 각종 지도에도 함박도는 NLL 이남에 있는 것으로 표시돼 있다.

함박도 논란이 이어지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에서 "함박도는 분명히 (우리 소유가 아니고) NLL 북쪽에 있는 게 맞는다"며 "국토부 자료에 이 부분이 잘못돼 있다"고 했다. 인근 섬 주민들은 함박도에 대해 "우리나라 땅"이라고 했지만, 국방부는 "함박도는 정전협정 이후부터 줄곧 북한 관할 지역이었다"고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함박도를 등록 도서에서 제외할 수 있는지 관련 법리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함박도가 북한 소유가 맞는다 해도 이 섬에 북한의 군사시설이 들어선 것은 반드시 문제 제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TV조선은 지난 30일 "함박도에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고, 섬 곳곳에 방사포·해안포로 추정되는 수상한 시설물도 다수 포착됐다"며 이 중 일부 해안포는 개방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함박도 해안포 개방은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국방부는 즉각 폐쇄를 북한에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보 당국 관계자는 "최근 북한군의 시설이 들어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해안포 시설은 아니고 관측 시설로 판단된다"고 했다. 국방부는 "함박도 내 군사시설은 9·19 군사합의와는 무관한 시설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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