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서 휴대전화 허용… 교육계 "교실 망가뜨리나" 반발

조선일보
입력 2019.08.31 03:00

교육부, 용모·소지품 등 규제
학칙에 명시하는 조항 삭제, 이르면 내년부터 적용될 듯

이르면 내년부터 초·중·고교생들이 교내에서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학교만 허용하면 염색과 파마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현행 두발·복장 검사나 소지품 검사, 휴대전화 사용 등 생활지도에 대한 규정을 학칙으로 명시하도록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조항을 삭제하는 개정안을 30일 입법예고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해당 조항이 학생 인권 보장에 위배된다'고 법 개정을 제안하고, 올해 각계 전문가들 의견을 들어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현행 시행령이 '두발·복장 등 용모, 소지품 검사,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의 사용'을 학칙으로 규제할 수 있도록 명시한 것과 달리 이런 내용을 삭제하는 것이다. 또 '학교 내 교육·연구 활동 보호와 질서 유지에 관한 사항'을 학칙으로 규제할 수 있도록 한 규정에서 '질서 유지에 관한 사항'을 삭제하는 내용이다.

교육부가 이번에 삭제하려는 규정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경기·서울교육청 등에서 휴대전화 소지나 두발 자유화를 행복추구권 등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학생인권조례'가 잇따라 제정되자, 학생 지도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그런 규정을 7년 만에 스스로 폐지하겠다고 하면서 "교육부가 정권 따라 오락가락하는 것이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두발·복장 검사나 소지품 검사를 못 하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학칙에 생활 지도 규정을 넣을지 말지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교육계에서는 "학교 붕괴, 교실 붕괴를 가속화하는 조치"라는 우려가 나온다. 최대 교원 단체인 한국교총은 개정안 철회를 촉구했다. 교총 관계자는 "지금도 좌파 교육감이 있는 시도에서 '학생인권조례'를 근거로 생활 지도에 대한 과도한 간섭을 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는데, 상위법인 교육 법령까지 생활 지도 규정을 삭제하면 전국적인 교실 붕괴, 교권 붕괴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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