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주한미군 기지 26곳 조기반환 추진...지소미아 한·미 갈등에 美 압박 나서나

입력 2019.08.30 18:21 | 수정 2019.08.30 18:36

서울 용산 미군기지 메인포스트 전경. 2016년 7월에 촬영한 모습이다. /이종렬 객원기자
서울 용산 미군기지 메인포스트 전경. 2016년 7월에 촬영한 모습이다. /이종렬 객원기자
청와대는 3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26개 주한 미군기지에 대한 조기 반환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 용산기지는 반환 절차를 올해 안에 개시하기로 했다. 청와대가 NSC까지 열어 주한미군 기지 조기 반환 방침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더구나 최근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미국 정부가 반발하는 등 한·미 갈등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가 미군기지 조기 반환 추진 방침을 들고 나온 것이어서 미국에 대한 압박 메시지를 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를 연 뒤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평택기지 등으로 이전 완료 및 이전 예정인 총 26개 미군기지에 대한 조기 반환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면서 "특히, 용산기지는 반환 절차를 금년 내 개시하기로 했다"고 했다. 청와대는 "기지 반환이 장기간 지연됨에 따라 사회경제적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는 원주, 부평, 동두천 지역의 4개 기지에 대해서도 최대한 조기에 반환될 수 있도록 추진하기로 했다"고 했다. 청와대가 언급한 4개 기지는 강원도 원주의 캠프롱과 캠프이글, 인천 부평의 캠프마켓, 경기도 동두천의 캠프호비사격장 등이다.

청와대가 미군기지 조기 반환 추진의 이유로 '지역의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거론한 것은 주한미군 입장에선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다. 미군이 애초 한국 정부와 합의한 일정대로 반환을 추진하지 않아 한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청와대가 지소미아 종료 문제로 한·미 간 파열음이 빚어진 와중에 미군기지 조기 반환을 들고 나왔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불편한 기류를 우회적으로 나타내면서 미국을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또 다음달 중 개시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한국 정부의 주한미군에 대한 기여를 부각시키려는 포석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그동안 환경오염 정화문제 때문에 기지 반환이 수년간 진전이 안 됐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오염은 진행되고 지가(地價) 상승으로 개발 비용 부담도 늘어났다"며 "이제 환경오염 책임 소재는 한·미 간 협상을 통해 모색하되, 일단 최대한 빨리 반환하는 쪽으로 추진하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기존의 반환 추진 방식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조기 반환을 위한 다른 방식을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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