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 방해? 조국 범죄 눈감는 게 개혁이냐"...여권 비난에 檢 내부 '냉소적'

입력 2019.08.28 16:49 | 수정 2019.08.28 17:33

"중앙지검장·특수2부장 조심해라"... 度 넘은 비난
檢 내부 "정치 셈법으로 수사 흔들려는 것"
법조계·야권 "살아있는 권력 겨눠야 정치적 중립"

윤석열 검찰총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비리 의혹과 관련한 검찰 압수 수색에 대해 여권(與圈)에서 잇따라 비난 발언이 나오자, 검찰 내부에서는 "그럴 줄 알았다" "자기들 수사하면 검찰 개혁 방해하는 것이냐" "수사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8일 인천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언론은 압수수색 과정을 취재하는데 (검찰이) 관계기관에 협의를 안 하는 전례 없는 행위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몰랐는데 언론이 취재했다. 이 점이 (지소미아보다) 훨씬 더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길"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오후 경기 김포에서 열린 원외지역위원장 하계 워크숍 인사말에서는 "조 후보가 스스로 사퇴하기를 바라는 압력이라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검찰의 압수수색이) 검찰 개혁에 대한 검찰 내부의 반발이 아니기를 바란다는 시중의 여론도 검찰이 귀담아듣고 또 명심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주요 언론들이 이번 압수 수색으로 확보된 문건 내용, 후보자 가족 등에 대한 출국금지 여부, 웅동학원 관련 수사상황 등을 앞 다투어 보도하고 있다"면서 "이게 가짜뉴스가 아니라면, 검찰로부터 새어나간 정보에 의한 보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의사실 공표는 과거 검찰의 대표적인 적폐 행위였다. 흡사 노무현 대통령의 논두렁시계 사건을 보는 듯하다"면서 "이후에도 반복된다면 수사 관련 책임자인 서울중앙지검장이나 특수2부장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설훈 의원, 금태섭 의원 등도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비슷한 취지로 우려를 표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당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이재정 대변인. /조선DB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당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이재정 대변인. /조선DB
이에 대해 검찰 한 간부는 "그럴 줄 알았다. (내부적으로) 다들 예상했었다는 반응"이라고 했다. 그는 "검찰은 범죄 혐의점이 있으면 증거를 찾고, 조사를 해서 범죄를 밝혀내는 게 임무이자 역할 아니냐"며 "정치권이 그들만의 복잡한 셈법으로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게 어디 어제 오늘 일이냐"고 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총장님(윤석열 검찰총장)은 평소에도 공권력이 특정세력을 위해 쓰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었다"며 "현 정권도 그런 맥락에서 총장님을 임명한 것 아니냐"고 했다.

조 후보자 비리 의혹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여권 반응은) 검찰 개혁과 연결지어서 수사 정당성을 흐리려고 시도하는 것"이라며 "자기들한테 불리하면 잘못된 수사라는 건데...조국 범죄 눈감으면 검찰 개혁이냐"고 했다. 그는 또 "사실 지금 언론 등에서 드러난 정황들을 보면 수사하지 않으면 직무유기가 될 정도"라면서 "살아있는 권력을 향한 수사인데 수사팀이 어련히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정치권이야 늘 유불리를 따져 말하니 그러려니 하고 있다"면서 "청문회를 코앞에 둔 타이밍에 압수수색을 들어가서 (여권) 발언이 세게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이번 검찰의 압수 수색이 조 후보자에게 오히려 시간을 벌어주거나, 보호해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검찰 내부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서울중앙지검 한 관계자는 "검찰이 보여주기 식으로 100명씩 동원해서 압수 수색을 나갈만큼 할일 없는 조직 같으냐"며 "20곳 넘게 압수 수색을 하려면 며칠 전부터 사전답사도 가고, 각 지방검찰청에 지원 요청도 해야하고, 보통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경남 양산시 부산대병원 의학전문대학원 간호대학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이 상자를 옮기고 있다. / 연합뉴스
27일 오후 경남 양산시 부산대병원 의학전문대학원 간호대학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이 상자를 옮기고 있다. / 연합뉴스
검찰 주변 반응도 차가웠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적폐 운운하면서 검찰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여당이 법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수사를 비난하는 것은 말이 안되지 않느냐"면서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방법은 법대로 수사하는 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법원이 (압수 수색) 영장을 내어줬다면 최소한 범죄를 의심할만한 혐의점은 있다는 것"이라며 "후보자 보호하려다가 되려 여당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검찰이 청와대와 법무부에 보고를 사전에 했느냐, 사후에 했느냐를 놓고 왈가왈부 하는 것도 웃긴다"면서 "일선 판사들이 대법원에 보고한 것을 놓고 사법농단이라며 모두 구속시켜놨는데, 정권 실세가 수사대상이 되니 왜 미리 보고하지 않았다고 뭐라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은 28일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반발에 대해 "조국 후보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두고 검찰개혁을 방해하는 의도라는 더불어민주당의 반발은 추태에 가깝다"며 "살아있는 권력을 향한 칼이야말로 국민이 바라는 검찰 개혁의 진정성"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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