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12시 30분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 WFM(더블유에프엠) 제1양산공장.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가족 펀드' 운용사인 코링크PE가 인수한 배터리 소재 제조업체다. 코링크PE는 조 후보자의 5촌 조카가 한때 '총괄 대표'로 활동했고, 조 후보자 처남 정모(56)씨가 주주로 참여하는 등 조 후보자와 얽혀 있다.
이날 WFM의 군산공장 측은 "정식 취재를 요청하라"며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당초 WFM 측은 이 공장을 짓는 데 "110억원이 넘게 투입됐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이날 4시간 동안 공장으로는 근로자 10여명이 오갔고 차량 출입도 2~3대에 불과했다.
현재 코링크PE에 대해서는 목적 사업 추가, '허위 공시' 등을 통해 WFM의 주가를 끌어올려 시세차익을 봤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이날 야당은 WFM의 배터리 소재가 전북도의 산학연 연구 과제로 지정돼 국고 지원금을 받은 과정이 석연치 않다면서 '특혜'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매출 0원' 회사에 연구비 6000만원
전북도가 WFM의 배터리 사업을 산학연 핵심 기술 개발 및 사업화 지원사업 신규 연구 과제로 지정한 것은 작년이었다. 전자부품연구원 전북분원과 2차 전지 소재에 대해 1년간 공동 연구하고 제품을 양산화하는 과제였다. 전북도청 관계자는 "지난해 6월 WFM의 배터리 소재가 산학연 연구 과제로 지정되어 6000만원이 지원됐다"면서 "WFM이 공모에 지원을 했고 평가위원회가 점수를 매겨 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 9월에 있을 연구 결과 검증을 통해 부실 연구였는지 확인하겠다"고 했다.
WFM이 전북도와 연관된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산학연 발표 5달 전인 2018년 2월 WFM은 군산 공장 가동식을 열고 양산 시현을 했는데 당시 전북도 정무부지사와 전북 지역 부품연구기관장들이 참석하기도 했다. 야당 관계자는 "당시 영상에는 111억원을 투자하는 공장이라고 돼 있지만 신빙성이 의심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청 측은 "WFM이 군산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고 정무부지사의 참석을 요청했다"고 했다.
그러나 야당은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영어 교재 사업을 했던 WFM은 2017년 코링크에 인수되자마자 첨단 배터리 소재 제조사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배터리 소재 공장 가동식을 한 지 1년이 넘었지만 WFM의 올해 상반기 배터리 사업부문 매출액은 '0'원이었다. 적자 14억원을 냈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이 회사가 '조국 펀드'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
◇MIT와 공동연구? 의심스러운 공시
WFM이 '허위·과장 공시'를 통해 회사 가치를 부풀렸다는 또 다른 정황도 드러났다. WFM은 올해 7월 "독일 모연구소, 국내 자동차 관련 연구원과 함께 전기차용 배터리 실증화 테스트를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이 연구원 관계자는 "공동 연구가 아니라 배터리 성능 실험을 해준 것"이라고 했다.
올해 4월 이 회사는 MIT,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 및 북텍사스 캠퍼스 연구진과 함께 배터리 소재 국제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중국의 휴대전화 제조 업체와 대규모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는 공시도 내놨다. 이런 뉴스가 나올 때마다 WFM 주가는 상승세를 탔고 당시 증권가에서는 "WFM의 정체가 수상쩍다"는 얘기가 퍼졌다고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링크와 관련이 있는 인물로부터 '테슬라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업체 WFM에 투자하라'는 권유를 받았다"며 "당시 '일본 파나소닉이 테슬라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더니 '사실은 체코에 있는 테슬라배터리스'라는 황당한 대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조 후보자 가족들이 14억원을 투자한 '조국 펀드' 소유의 웰스씨앤티가 WFM을 통해 우회 상장을 해 대박을 노렸을 가능성이 있다"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WFM에 대한 고발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