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니어재단과 조선일보가 공동 주최한 '표류하는 한국의 외교·안보' 토론회에선 "미국이 새로운 애치슨 라인(아시아 지역 방위선)을 긋는다는 우려가 나오는데, 오히려 우리 스스로 애치슨 라인 밖으로 나가는 것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는 한·일 간 문제이고 한·미 관계와는 상관없다'고 말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문재인 정부가 한·미·일 안보 협력을 보이콧하는 것으로 비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도 "한국은 미국의 만류에도 지소미아를 파기했고, 그 결과 한·미 동맹에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는 "미·중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한·미·일 안보 협력 구조가 지금 같은 '일체화'가 아닌 '차등화'로 변화될 수 있다"고 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중 사이에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 한·일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미국은 북핵 문제가 일단락되면 동아시아에 대한 재조정에 나설 텐데 그 과정에 한·미 동맹의 급격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박철희 서울대 교수는 "지소미아 파기로 우리가 폭탄을 끌어안은 양상이 됐다"고 말했다. 미·중 충돌과 한·일 관계 악화, 북 도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한·미 동맹이 사실상 해체 수순으로 갈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