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고-광주교육청, 감사결과 두고 충돌… "교육권력 횡포" vs. "적반하장"

입력 2019.08.26 17:32

기말고사 시험문제 유출 의혹으로 특별 감사를 받은 광주 고려고와 광구교육청이 감사 결과를 두고 격렬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 연합뉴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 연합뉴스
장휘국 광주광역시교육감은 26일 간부회의에서 "고려고의 적반하장이 너무 심하다"며 "징계 등 요구 뿐 아니라 학교 운영에 대해서도 여러 제재를 검토해야 한다"고 관련 부서에 제재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이어 "고려고 측이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학교를 온통 현수막으로 도배하고 교육청을 비난하는 등 어쩌자는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며 "교육청은 원칙적인 입장에서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장 교육감의 이날 발언은 최근 이뤄진 고려고 특별 감사에서 전체 교사의 80%쯤을 징계·행정 처분을 하기로 한 데 이어 행·재정적 추가 제재를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7월 5일 고려고는 기말고사 수학시험 중 5문제가 특정 동아리 학생들에게 제공된 유인물에서 출제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광주교육청은 조사를 통해 고려고가 ‘기하와 벡터’ 과목 시험문항 중 4개를 수학동아리 학생 31명에게 사전에 나눠준 유인물 속에서 제출한 것을 확인했다. 또 다른 1개 문항의 경우 기호만 바꾼 사실상 같은 문제인 것으로도 파악했다.

조사 이후, 광주교육청은 수학 시험문제를 출제한 교사를 경찰에 고발하고, 같은 달 8일부터 이달 7일까지 한 달 동안 고려고에 대한 특별감사를 진행했다. 광주교육청은 감사 결과 발표를 통해 "시험문제 출제와 기숙사 운영, 우열반 편성, 과목선택 제한, 대입 학교장 추천전형 등에서 상위권 학생들에게 특혜가 있었다"며 "이 학교 법인에 교장(파면)·교감(해임) 등 6명의 중징계와 교사 48명의 징계, 또는 행정처분을 요구하겠다"고 했다.

이런 결과에 고려고는 "뚜렷한 증거도 없고, 형평에도 맞지 않다. 감사 결과는 교육권력의 횡포"라며 반발했다. 또 지난 20일 학교 건물과 주변 도로에 ‘광주교육 사망 삼가 명복을 빕니다’ ‘성적 조작·비리 사실이면 폐교하겠습니다’는 등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어 지난 22일에는 교장·교감 등과 학부모가 시교육청을 찾아 감사 결과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기자회견도 열었다.

지난 22일 고려고 관계자들이 광주교육청에서 감사 결과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22일 고려고 관계자들이 광주교육청에서 감사 결과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고려고는 "(우리 학교는) 상위권 학생들을 위해 성적을 조작하는 부도덕한 학교가 아니다"며 시험지 유출 의혹은 교사의 단순 실수로, 규정과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재시험을 치렀다"고 주장했다. 우열반을 편성해 상위권에 특혜를 줬다는 감사 결과에 대해서는 "전국 1만1700여개 중·고교 중 2000여 곳에서 하고 있는 수준별 이동수업을 해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고려고 측은 교육청에 성적 조작과 비리에 대한 명백한 증거를 제시할 것과 협박·조작 감사에 대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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