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공에 남자들 헛스윙 할 때 뿌듯했었죠"

입력 2019.08.26 03:40

LG컵 국제여자야구대회 유일한 여성 감독인 美 월리스씨

"오늘 주인공은 너희들이야. 실수할까봐 지레 겁먹지 말고,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뛰어봐!"

미국 여자 야구 클럽팀 'US Elite'의 로빈 월리스(42) 감독은 25일 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LG컵 국제여자야구대회(LG전자·한국여자야구연맹 공동주최)' 준결승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의 목소리가 경기장에 쩌렁쩌렁 울렸다. 이날 미국은 대만 'Sunflower' 팀을 13대5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26일 오후 1시 일본 'Asahi Trust' 팀과 우승컵을 놓고 한판 승부를 펼친다.

미국 여자 야구 클럽팀 ‘US Elite’의 로빈 월리스(가운데) 감독이 23일 ‘LG컵 국제여자야구대회’(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선수들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미국 여자 야구 클럽팀 ‘US Elite’의 로빈 월리스(가운데) 감독이 23일 ‘LG컵 국제여자야구대회’(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선수들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주형식 기자

월리스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7개국 8개 팀(한국 2팀) 중 유일한 여성 감독이다. 그는 미국 여자 야구 1세대 스타다. 5세에 야구를 처음 접한 월리스는 여자가 주로 하는 소프트볼보다는 공 스피드가 빠른 야구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하지만 여자 야구팀이 없었기 때문에 중·고교 땐 남자 팀에서 훈련해야만 했다. 포지션이 투수인 월리스는 "내가 던진 공에 남자 선수들이 헛스윙을 하면 괜히 뿌듯했다"고 했다. 그는 미국 테네시 주의 더 사우스 대학에서 법을 전공하면서 야구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야구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남자 팀의 청소부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미국 뉴잉글랜드의 여자 야구 리그에서 뛰며 2000년 신인상을 차지했다. 27세이던 2004년엔 대표팀에 발탁돼 제1회 여자야구월드컵(캐나다 애드먼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월리스는 선수 은퇴 후 지난 2014년부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로 활동하고 있다. 여자 풀타임(full time) 스카우트는 월리스가 처음이다. 월리스는 "여자 야구는 남자 야구에 비해 여건이 열약하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어린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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