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를 山에서 내려오게 한 계간지… 올해 스무살 됐네

입력 2019.08.26 03:00

무산 스님이 창간한 불교평론誌, 창간 20년 맞아 30일 심포지엄
문화비평, 소설 등으로 폭 넓혀

"계간 '불교평론'은 우리 시대 불교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전위적 비판 정신으로 극복하고 해결하려는 의욕으로 출발하는 잡지이다.(…)보다 도전적으로 말한다면 용수(대승불교를 확립한 고대 인도 승려)나 세친(고대 인도의 승려), 원효나 의상이 해석한 불교에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그것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용기를 갖고자 한다."

1999년 겨울 창간한 교양 잡지 '불교평론'의 창간사 내용이다. '불교 지식사회의 새 지평을 연다'는 취지로 탄생한 불교평론이 20년을 맞았다. 불교평론은 오는 30일 오후 서울 조계사 경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탈종교화 시대, 불교의 위상과 역할'을 주제로 기념 심포지엄을 연다.

‘불교평론’이 창간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23일 겨울호 회의를 가진 편집위원들. 왼쪽 선 사람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도흠 송현주 허우성 서재영 김응철 이혜숙 명법스님 홍사성 박병기씨.
‘불교평론’이 창간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23일 겨울호 회의를 가진 편집위원들. 왼쪽 선 사람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도흠 송현주 허우성 서재영 김응철 이혜숙 명법스님 홍사성 박병기씨. /이진한 기자

불교평론은 작년 입적한 신흥사 조실 설악 무산 스님의 전폭적 지원으로 탄생했다. 불교계 언론에서 일하던 홍사성 주간이 1999년 여름 시조시인이기도 한 무산 스님에게 불교 교양 잡지 창간의 필요성을 건의한 것이 계기다. 홍 주간은 평소 불교가 세상과 소통하지 않고 산중(山中)에만 머물러서는 미래가 없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었다. 처음엔 묵묵부답이던 무산 스님은 그해 가을 홍 주간을 불러 검정 비닐봉지를 건넸다. 창간 준비금이었다. "절을 팔아서라도 내야지."

'20세기 한국 불교의 회고와 반성'을 주제로 창간호를 낸 후 불교평론은 매호 특집 기획을 통해 한국 불교에 생각할 거리를 던졌다. '기복(祈福) 불교 논쟁' '대승불교 정체성 논쟁' '불교 의례 이대로 좋은가' 등은 불교계를 뜨겁게 달궜다. 생명공학, 환경, 사회복지, 명상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고, 스님과 교수 등 불교 지식인들과 이웃 종교의 지식인·학자들이 다양한 논문과 에세이를 실었다. 가능한 한 전통 교리·교학(敎學)적인 주제는 제외했다. 계간지를 펴내며 매달 경희대 비폭력연구소와 '열린논단'을 100회 넘게 개최해오고 있다.

계간지 발행은 예나 지금이나 돈 쓰는 사업. 무산 스님 입적 후에도 신흥사(주지 우송 스님) 후원으로 매호 3000부를 발행하고 있다. '내용이 어렵다'는 독자들의 주문을 새겨들어 앞으로는 영화·연극 등 다채로운 문화 비평도 싣고, 단편소설도 게재할 생각이다. 홍 주간은 "불교와 지식인이 소통하는 담론의 장으로 가꾸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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