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안방 한일전 완패에 "충격적인 결과, 빨리 잊어야"

  • 뉴시스
입력 2019.08.24 19:11


                김연경 '아쉽네'
김연경 '아쉽네'
충격적인 하루였다. 한국 여자배구가 안방에서 덜미를 잡혔다. 상대는 10대 위주로 구성된 일본이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24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20회 신한금융 서울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 4강전에서 일본에 세트스코어 1-3(25-22 23-25 24-26 26-28)으로 패했다.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일본을 상대한 한국은 1세트를 따내며 기세를 올렸으나 내리 세 세트를 내주며 허무하게 무너졌다. 앞서 이 대회에서 준우승만 7차례 차지했던 한국의 안방 대관식도 없던 일이 됐다.

다음달 14일부터 자국에서 개최되는 국제배구연맹(FIVB) 여자 월드컵 대비차 주전급을 대거 제외한 일본은 지난달 FIVB U-20 세계선수권 우승 멤버들을 앞세워 원정에서 대어를 낚는데 성공했다. 예상치 못했던 일격에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 '배구 여제' 김연경(엑자시바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김연경은 "오늘 경기가 조금 충격적이긴 하다"고 어렵게 입을 열었다. "일본이 우리가 그동안 붙었던 팀들과 다른 시스템으로 나와서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상대가 리시브를 할 때 너무 쉽게 점수를 줬고 우리는 어렵게 점수를 땄다. 일본의 경기력이 좋았다"고 보탰다.

한국은 세트스코어 1-1로 맞선 3,4세트에서 넉넉한 리드를 잡았으나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일본에 비해 경험면에서 월등히 앞선 선수들로 구성됐지만 오히려 승부처에서 허둥댄 쪽은 한국이었다.

일본은 다양한 공격 루트를 앞세워 한국을 괴롭혔다. U-20 세계선수권대회 MVP인 이시카와 마유(30점)를 포함한 5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점수를 올렸다. 반면 한국은 김연경(30점)과 이재영(흥국생명 20점) 외에는 모두 한 자릿수 득점에 그쳤다.

"어제 비디오 미팅을 통해 일본을 처음 봤다.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김연경은 "대비를 많이 했지만 다 뚫렸다. 블로킹, 수비 모두 안 됐다. 상대는 그것을 잘 이용했다. 원래는 라이트 점유율이 많은 팀인데 오늘은 레프트 공격수들이 노련하게 2단 공격을 처리했다"고 곱씹었다.

이재영(흥국생명)도 "일본 어린 선수들의 패기를 많이 느꼈다. 우리도 저렇게 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면서 "일본은 기본기가 워낙 좋고 빠른 플레이를 잘한다. 우리도 배워야 할 점"이라고 밝혔다.

전날 준결승 상대로 "일본과 만나고 싶다"고 당당히 말했던 김연경은 기자회견 내내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주장으로서 첫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이끌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있었기에 충격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김연경은 "항상 대표팀만 오면 많이 힘든 것 같다. 늘 시련이 오는 것 같아서 힘들다"면서 "무게감과 책임감을 재영이나 희진이에게 주고 싶은데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김연경은 "그동안 어려움도 있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왔다. 감독님이 변화를 주고 있는데 (이번 대회도)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좀 더 발전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싶다"면서 "(올림픽 티켓이 걸린) 1월 대회가 목표이니 좀 더 잘 준비해서 단단한 팀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희진(IBK기업은행)은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친 것을 미안해했다. "홈팀이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이 대회 우승을 한 적이 없어서 다들 '잘해보자'고 했는데 그만큼 더 아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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