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PD, 권투 챔피언, 검시관… 경찰 제복을 입다

조선일보
입력 2019.08.23 22:08 | 수정 2019.08.23 22:41

제296기 신임 경찰관 졸업식… 응급구조사 등 이색 경력자 많아
3대째 이어진 경찰 가족도 탄생 "남들 돕는 보람 느끼고 싶어"

23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제296기 신임 경찰관 졸업식에서 어깨에 계급장을 단 오대환(33) 순경은 경찰관이 되기 전까지 검시관(檢視官)이었다. 2016년부터 작년 말까지 충북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변사자의 사인(死因)을 밝히는 일을 했다. 오 순경은 "해부학 교실에서 공부하고, 검시관으로 일한 경력을 과학수사 분야에 접목한다면 억울한 죽음을 한 건이라도 더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 순경을 포함해 총 2762명의 중앙경찰학교 교육생들이 새내기 경찰관이 됐다. 작년 12월 31일부터 34주간 형사법 등 법률 과목과 사격·체포술 등 교육을 이수했다. 이들은 오는 26일부터 전국 각 지방경찰청에 배치돼 치안 현장에서 근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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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MBC PD 출신 남궁효빈 순경, 권투 챔피언 출신 이인규 순경, 검시관 출신 오대환 순경, 응급구조사 출신 임해경 순경, 3대째 경찰 집안 김주연 순경. 이들을 포함한 중앙경찰학교 교육생 2762명이 23일 새내기 경찰관이 됐다. /경찰청
이날 임관한 신임 경찰관 중에는 오 순경 같은 검시관은 물론 지상파 방송국 PD, 권투 챔피언 등 독특한 배경을 가진 이들도 있었다. 남궁효빈(31) 순경은 MBC 보도국 편집 PD 출신이다. 방송 뉴스에 나갈 영상을 편집하고, 디지털 뉴스 콘텐츠를 만들었던 남궁 순경은 "영상 콘텐츠 제작 기술을 통해 국민 안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큰 보람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졸업식 때 상영된 신임 경찰관들이 부모님에게 감사한다는 내용의 영상도 남궁 순경이 만들었다. 이 영상은 청와대 홈페이지에도 올라갈 예정이다.

'복싱 챔피언' 출신 신임 경찰관도 있다. 이인규(27) 순경은 2014년 한국 권투 페더급 챔피언에 오른 프로 권투 선수 출신이다. 이 순경은 "매운 주먹과 다르게 영어영문학과 출신"이라며 "앞으로 외사(外事) 분야 전문 수사관이 되고 싶다"고 했다. 임해경(27) 순경은 대학 병원 '닥터 헬기팀'에서 응급구조사로 일하다 경찰에 입문했다. 닥터 헬기 교육을 받고 닥터 헬기 요원이 돼, 환자들을 무사히 진료·수술실까지 보내는 일을 했다. 임 순경은 앞으로 의료 사고 담당 수사관으로 일하게 된다.

대(代)를 이은 경찰 가족도 탄생했다. 할아버지·아버지에 이어 경찰관이 된 김주연(21) 순경은 "어린 시절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경찰관을 꿈꿨는데, 이제 3대째 이어지는 경찰관 가족이 돼 기쁘다"고 했다.

김성은(23) 순경은 작년 7월 조현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순직한 고(故) 김선현 경감의 장녀다. 김 순경은 "아버지처럼 늘 남을 돕는 좋은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날 졸업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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