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성 훼손말라, 정치색 OUT”… 서울대·고려대, ‘조국 딸 논란’ 촛불집회

입력 2019.08.23 14:41 | 수정 2019.08.23 15:51

23일, 고려대 저녁 6시·서울대 밤 8시 30분 촛불집회
양교 주최 측 "순수성 훼손말라…정치적 배제하겠다"
서울대 "태극기나 정당 연상 옷 등 퇴장 요청 예정"
고려대 "집회 발언 내용 중 정치색 미리 거를 것"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양과 관련된 의혹이 확산하는 가운데, 서울대와 고려대 학생들이 23일 저녁 캠퍼스내에서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두 학교의 집회 주최측은 "정치색을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3일 저녁 열릴 예정인 서울대(왼쪽)와 고려대 측의 촛불집회 안내 이미지. /페이스북 캡처
23일 저녁 열릴 예정인 서울대(왼쪽)와 고려대 측의 촛불집회 안내 이미지. /페이스북 캡처
◇"조국 딸, 고대판 정유라" 서울·고려대생들 23일 촛불집회
이번 집회는 지난 20일 조 후보자의 딸 조씨가 졸업한 고려대의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서 처음 시작됐다. 자신을 "타 대학 로스쿨생"이라고 밝힌 A씨는 "제2의 정유라인 조국 딸 학위취소 촛불집회 제안"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작성자는 촛불집회를 제안하면서 "이화여대에 최순실의 자녀 정유라가 있었다면, 고려대에는 단국대 의대에서 실질적인 연구를 담당했던 연구원들을 제치고 고등학생으로 2주라는 단기간에 실험실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되고, 이를 통해 수시전형으로 입학한 조국의 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유라도 결국 부정입학으로 학위가 취소됐다"며 "2주 만에 의대 논문의 제1저자가 되는 것은 상식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보이는 만큼, 향후 부정함이 확인된다면 부정한 수단을 써서 고려대에 입학한 조국 딸의 학위도 마땅히 취소돼야 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하루뒤인 21일 오후 조 후보자 자녀의 학위 취소 촛불집회를 처음 제안했던 A씨는 "제 차원에서의 집회 개최는 접고자 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A씨는 "저는 현재 (타 대학) 로스쿨생 신분"이라며 "향후 법무부 주관의 변호사 시험을 응시해야 하고 학사 관리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A씨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녀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것이 제게 얼마나 크고 무서운 위협으로 돌아오게 되는지 여러 경로를 통해서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네티즌 사이에서는 ‘벌써 얼마나 압력을 행사한 것이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A씨의 포기 선언 이후 고려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집회는 강행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해당 사이트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의견 교환이 이뤄진 뒤 현재 별도의 집행부가 꾸려진 상태다. 결국 이날 오후 6시 고려대 안암캠퍼스 중앙광장에서 ‘조국 후보자 딸의 고려대 입학과정에 대한 진상 규명 촉구’ 집회를 열기로 했다.

고려대에 이어 서울대에서도 촛불 집회가 열린다. 서울대는 조 후보자의 모교이자, 딸 조씨가 환경대학원생으로 몸을 담았던 곳이다. 서울대 촛불집회 준비위 측은 지난 21일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고, 이날 오후 8시 30분쯤 서울대 관악캠퍼스 학생회관 앞 광장에서 조 후보자의 사퇴와 서울대 교수직 사퇴를 동시에 촉구할 예정이다.

◇서울대·고려대, 집회 추진위 "순수성 훼손말라, 정치색·태극기 아웃"
집회를 주도한 두 학교의 학생들은 집회가 정치적으로 변질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두 대학 촛불집회 주최 측은 "집회에서 다루는 사안은 정치적 문제가 아닌, 조 후보자와 딸 조씨에 대한 문제제기 만으로 좁히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서울대 측은 "집회를 준비하고 운영하는데 있어 그 어떠한 정치단체의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드린다"며 "현장에 정당 혹은 정치 단체를 연상시키는 옷, 피켓이나 태극기 등 소품 등을 소지하신 참가자 분은 정중히 퇴장을 요청 할 예정"이라고 했다. 고려대 측은 "발언자의 정치색 색채 검토를 위해 집회 발언 내용의 사전 스크리닝 절차를 거치겠다"며 "집회 시작 전까지 외부 언론과의 접촉도 하지 않겠다"고 공지한 바 있다.

실제로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집회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가 학생들의 뭇매를 맞았다. 그는 이날 "민족 고대 촛불집회 연다. 연대 출신인 나도 간다"란 글을 올렸다. 그러나 ‘왜 순수한 학생들의 시위를 망치려 하시나. 고대 커뮤니티에서 지금 다 오지말라고 하고 있다’ 등의 댓글이 달리자 이날 "민족 고대, 촛불집회 연다. 아카라카도 마음으로 열열히 응원합니다"라며 게시글을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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