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오늘부터 2차대전 후 최장수 일본 총리

입력 2019.08.23 03:34

1, 2차 집권 합쳐 2798일째… 11월 20일엔 戰前 포함 최장수
아베노믹스 성과가 가장 큰 힘, 외교정책은 높은 평가 못받아

일본 총리 통산 재임 일수 기록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3일 전후(戰後) 최장수 총리에 등극한다. 아베 총리는 이날 1차 집권(2006년 9월 26일~2007년 9월 27일)과 2차 집권(2012년 12월 26일~)을 합쳐 통산 재임 일수 2798일째를 맞는다. 이는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1964년 11월 9일~1972년 7월 7일) 전 총리의 전후 최장 재임 기록과 같은 것이고, 하루를 더 할 때마다 새로운 기록을 세워나간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8월 자민당 총재 3연임에 성공, 2021년 9월 말까지 총리 임기를 확보했다.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오는 11월 20일에는 전전(戰前) 시기까지 포함한 일본 헌정 사상 최장 집권 총리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된다. 현재 일본의 최장수 총리는 1901년부터 세 차례 총리를 지낸 가쓰라 다로(桂太郞·2886일)다. 조선 강제 병합과 가쓰라-태프트 밀약(密約)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아베 총리가 장기 집권에 성공한 건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과감한 경기 부양책 성과 덕분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베 총리도 경제 성과에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다. 올해 신년사가 대표적이다. 그는 "헤이세이(平成·1989년 1월~2019년 4월) 시대는 잃어버린 20년, 취직 빙하기, 전례 없는 자연재해, 인구 감소가 이어지며 '포기'라는 이름의 벽이 일본을 덮은 시절"이라고 규정한 뒤, 자신은 집권기 동안 "그 벽에 도전했다"고 했다. 이어 아베 총리는 사상 최고를 기록한 청년 취업률, 2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중소기업 임금 인상률, 외국인 관광객 수 3000만명 돌파, 역대 최대 수준의 세수(稅收) 등 스스로의 성과를 하나하나 언급했다. 지긋지긋한 불황의 수렁에서 일본을 건져 올렸다는 평가 덕분에, 그는 친구의 사학 재단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도 별 어려움 없이 연임에 성공했다. 자민당 안에서는 최대 연임 횟수를 3회로 제한한 규정을 고쳐, 아베가 총리 4연임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日 자위대, 사격 훈련 - 일본 육상자위대가 22일 시즈오카현 고텐바 히가시후지 연병장에서 기동전투차량을 동원한 연례 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뒤편으로 일본 최고봉인 후지산이 보인다.
日 자위대, 사격 훈련 - 일본 육상자위대가 22일 시즈오카현 고텐바 히가시후지 연병장에서 기동전투차량을 동원한 연례 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뒤편으로 일본 최고봉인 후지산이 보인다. /로이터 연합뉴스

아베 총리의 남은 과제는 '최장 집권 총리'에 걸맞은 외교 실적과 개헌이다. 아베 총리는 신년사를 통해 올해의 과제로 '전후 일본 외교의 총결산'을 내세웠다. 납북 피해자 귀국 및 일·러(日露) 평화조약에 따른 북방 영토 반환 등의 실적을 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이니치신문은 "전후 일본 외교의 총결산은 실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납북 피해자·북방 영토 문제 모두 해결의 실마리도 찾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베 총리의 숙원 사업 '헌법 9조 개정' 역시 강력한 여론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교도통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6%가 '아베 정권의 개헌안에 반대한다'고 했을 정도다. 미쿠리야 다카시(御廚貴) 도쿄대 명예교수는 "장기 재임을 통해 오키나와 반환을 이뤄낸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에 비해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 헌법 개정, 외교 정책 모두 어중간한 인상"이라며 "장기 집권은 높게 평가할 만하지만 성과나 혜택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고 마이니치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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