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빠른 91년생' 조국 딸, 의전원 지원한 해 주민번호 바꿔 생년월일 7개월 늦춰

입력 2019.08.22 14:23 | 수정 2019.08.23 01:25

부산대 의전원 입시 진행 중인 2014년 8월 주민등록상 생년월일 7개월 늦게 태어난 것으로 변경
생년월일 정정 신청, 법원 허가 등 3~5개월 소요…의전원 원서 접수 전인 5월 이전 신청 가능성
조씨 의전원 합격후기 추정 글에는 "부산대는 나이, 자기소개서, 면접이 관건"이라고 강조
조 후보자 측 "실제 생일과 맞추기 위한 것⋯의전원 지원 때문이란 시각은 과도한 상상"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28)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전형이 진행 중이던 2014년 8월 주민등록상 생년월일을 변경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조씨의 원래 주민등록상 생년월일은 1991년 2월이었으나 7개월(9월생) 늦게 태어난 것으로 바꾼 것이다. 주민등록상 생년월일 변경은 법원의 허가를 거쳐야 하는 등 통상 3~5개월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 등을 감안하면 조씨는 부산대 의전원 지원 전에 변경 신청을 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20일 오후 경남 양산시 부산대학교 양산캠퍼스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건물. 이 학교에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씨가 재학 중이다./연합뉴스
20일 오후 경남 양산시 부산대학교 양산캠퍼스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건물. 이 학교에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씨가 재학 중이다./연합뉴스
조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자료에 따르면, 조 후보자 딸은 지난 2014년 8월 13일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했다. 생년월일을 뜻하는 주민번호 앞자리는 원래 '9102◯◯'였으나 '9109◯◯'로 바뀌었다. 이른바 '빠른 91년생'에서 보통의 91년생으로 바뀐 것이다. 애초 조씨는 1991년 12월 2일에 2월생으로 출생등록을 해 '9102◯◯'이란 주민번호를 부여받았다. 이후 주민번호를 변경한 2014년 8월까지 23년간 이 주민번호로 살아오며 한영외고, 고려대,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런데 조씨가 주민번호를 바꾼 2014년 8월은 부산대 의전원 입시가 진행되던 시기였다. 2015년 부산대 의전원 수시모집 요강을 보면 원서접수(6월 10일)와 서류접수(6월 17일)등 1단계 전형과 면접(7월 26일) 등 2단계 전형을 거쳐 9월 30일에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주민등록번호 변경은 최종 발표를 48일 앞두고 이뤄진 것이다. 면접 등 2단계 전형을 마치고 최종 합격자 발표를 한달 보름가량 앞둔 시점이다. 이렇게 되면 조씨의 만 나이는 전형 시점을 기준으로 1살이 어려진다. 이 때문에 야당에서는 조씨가 주민번호를 바꾼 것이 부산대 의전원 진학과 관련 있는 것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

당시 부산대 의전원 수시 모집 요강에 나이 제한은 명시돼 있지 않다. 또 조씨가 부산대 의전원에 원서를 접수한 시점(2014년 6월)이 실제 주민등록번호가 변경된 시점(2014년 8월)보다 2개월 앞선다. 이를 통해 보면 조씨의 주민등록 변경이 당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는 없다.

다만 조씨로 쓴 것으로 추정되는 부산대 의전원 합격 후기에서는 "내가 느낀 바로는 부산대는 나이, 자기소개서, 면접이 (합격의) 관건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 수기를 쓴 사람이 조씨가 맞는다면 그가 나이를 합격의 관건 중 하나로 꼽은 것은 로스쿨이나 의전원 등이 입시 전형 과정에서 비공식적으로 나이를 감안한다고 생각했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주민등록상 생년월일 변경을 신청하고, 허가가 떨어지기까지 3~5개월 가량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조씨는 부산대 의전원 응시 전에 변경 신청을 했을 수 있다.

실제로 로스쿨이나 의전원 준비생들 사이에선 당락을 가르는 4가지 조건으로 나이, 학벌, 전공(이과), 영어 성적을 꼽는다. 의전원 준비생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나이가 많은 준비생은 성적이 좋아도 낙마시킨다"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나이가 어려야 조금이라도 합격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전원 준비생들 일각의 분석에 조씨가 대비하는 차원에서 생년월일을 늦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준비단 관계자는 "조씨의 실제 생년월일과 주민등록번호를 일치시키기 위해 변경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1991년 출생 신고 때 생년월일을 잘못 신고했다는 뜻이 된다. 주민등록법상 출생신고는 태어난 날로부터 한달 이내에 해야 하고, 이 기간을 넘기면 경과기간에 따라 최대 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더욱이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에 따르면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 때 영어잡지부 인터넷 카페에서 생년월일을 묻는 글에 "내 생일은 2월 24일"이라고 답했다. 조 후보자 측 관계자는 조씨의 주민등록상 생년월일 변경이 부산대 의전원 진학과 관련 있냐는 물음에는 "거기까지는 파악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의전원 합격 문제까지 고려했다고 보는 것은 과한 추론"이라고 했다.

주민등록법에 따르면, 출생신고 때 한 주민등록이 잘못됐다면 정정할 수 있다. 다만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 실제 생년월일이 기록돼 있는 출생증명서와 함께 '실제 생일은 주민등록상의 생년월일과 다르다'는 내용이 기재된 초등학교 생활기록부, 자녀의 생년월일이 실제와 다르다는 것을 증언해줄 수 있는 부모 등 주변인의 인우보증(隣友保證), 백일 사진과 돌 사진 등이 필요하다. 신고된 생년월일이 실제와 달라 사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는 신청 이유도 제출해야 한다.

이런 자료들과 함께 등록부정정허가신청서를 관할 법원에 제출하더라도 반드시 변경 허가가 떨어지는 건 아니라고 한다. 신청인이 범죄에 연루된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해 검토를 거친다. 관련 업무를 맡아 처리하는 한 변호사는 "생년월일 정정 신청을 한 뒤 통상 3개월 이상 걸리고, 길게는 5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며 "법원이 반려하는 경우도 꽤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곽 의원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에 석연찮은 점이 많은 상황에서 주민번호 변경 사실이 밝혀져 놀랍다"며 "부모 모르게 주민번호 변경을 하지 않았을 것인 만큼 조 후보자는 이에 대한 소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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