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F-15K 모형 만들어놓고 정밀폭격 훈련

조선일보
입력 2019.08.22 03:00

저공 침투용 AN-2기 훈련장에 전투기·미사일 실제 크기 표적
2018년 만든 듯… 비핵화 협상하면서 대남 군사도발 준비 계속

북한이 AN-2기 기지인 함경남도 선덕비행장 인근 폭격 훈련장에 우리 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와 지대공 미사일, 레이더 모형 등을 만들어 놓고 실제 폭격 훈련을 해온 것으로 21일 나타났다. 북한은 그동안 이 폭격 훈련장을 이용하면서 별다른 시설 없이 맨땅에 폭격했었다. 하지만 최근 우리 군의 주요한 항공·미사일 전력을 표적 삼아 훈련을 시작한 것이다. 군 안팎에서는 "북이 앞으로는 비핵화 협상을 한다면서 뒤에서는 남한을 향한 미사일·재래식 도발 수위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 AN-2기 기지인 함남 선덕비행장 인근 폭격 훈련장에 우리 군 공군 기지를 구현한 목표물을 설치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특히 우리 군 주력인 F-15K의 모습은 실제 크기에 가깝게 만들어놨다"고 했다. 이 같은 사실은 위성 지도 서비스인 '구글어스'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구글어스의 지난 2월 위성사진에 따르면 북한은 선덕비행장 남동쪽 3㎞ 부근의 폭격 훈련장에 F-15K와 지대공 미사일, 야포, 레이더 모형 등을 설치해 놨다.

특히 북한이 만든 F-15K 모형은 길이가 약 18m로 실제 길이인 19m와 유사했다. 이 훈련장에서는 폭격의 흔적으로 보이는 구멍도 다수 보였다. 훈련장에서는 스텔스 전투기인 F-35A로 추정되는 항공기 모습도 포착됐다. 다만 군 관계자는 "폭격 훈련으로 인해 일부 전투기의 형태가 변형됐을 수 있다"며 "F-35A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북한이 지난 2월 AN-2기 기지인 함경남도 선덕비행장 인근 폭격 훈련장에 우리 군 주력 전투기인 F-15K와 지대공 미사일, 레이더 모형 등을 만들어 놓은 모습(아래 사진). F-15K 모형은 (원 안) 실물과 가까운 길이 18m가량으로 만들었다. 북한은 2017년에는 이곳에서 별다른 시설 없이 맨땅 폭격 훈련을 실시했다(위 사진).
북한이 지난 2월 AN-2기 기지인 함경남도 선덕비행장 인근 폭격 훈련장에 우리 군 주력 전투기인 F-15K와 지대공 미사일, 레이더 모형 등을 만들어 놓은 모습(아래 사진). F-15K 모형은 (원 안) 실물과 가까운 길이 18m가량으로 만들었다. 북한은 2017년에는 이곳에서 별다른 시설 없이 맨땅 폭격 훈련을 실시했다(위 사진). /구글어스

북한은 이 시설을 비핵화 대화가 한창이던 작년에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2017년까지만 해도 선덕 폭격 훈련장에는 F-15K 모형 등이 없었다"고 했다. 한 전직 군 고위 장성은 "북한이 대화 국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 군을 향한 정밀 도발 능력을 계속 길러온 것"이라고 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이전에는 단순한 원형 타깃을 대상으로 훈련을 한 것이라면 이제는 전투기의 형상을 실제 크기로 만들고 그곳을 정확하게 겨냥한 폭격 훈련을 하는 것"이라며 "도발이 정교해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북한은 그동안 이와 비슷한 수법으로 한국을 향해 협박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지난 2016년에는 평양 외곽에 청와대 모형을 만든 뒤 포격을 해 완파했다. 작년에는 평안북도 영변 인근에 우리 군 수뇌부가 있는 계룡대 건물과 유사한 구조물을 만들어놓은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군 관계자는 "청와대나 계룡대 모형은 남한에 주는 경고성 메시지의 성격이 강하지만, 선덕비행장 인근의 공군 기지 구현은 실전용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청주기지에 배치된 F-35A를 노리고 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곳이 AN-2기 폭격 훈련장이라는 점도 위협적이다. AN-2기는 저공 침투 비행기로 주로 특수부대 침투용으로 쓰인다. AN-2기는 속도가 느리지만, 특수부대원을 태우고 협곡 사이로 저공비행하며 우리 군의 레이더를 피해갈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AN-2기는 공대지 로켓을 탑재하거나 폭탄을 싣는 방법으로 공습할 수 있다"며 "우리 군 레이더를 피해 공군 기지 상공에 나타나 폭격을 하고 동시에 10명가량의 특수전 전력을 낙하시키면 상당히 위협적"이라고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과거 AN-2기에 직접 탑승해 보는 등 지대한 관심을 기울여왔다. 북한은 300여대의 AN-2기를 꾸준히 개량해 왔고, 열병식에도 매년 투입해왔다. 계기판 역시 디지털식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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