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고려대→의전원…조국 딸, 필기시험은 한 번도 안봤다

입력 2019.08.20 19:21 | 수정 2019.08.20 23:09

조 후보자 측 "딸 부정입학 의혹 사실과 달라" 해명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28)이 외국어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 진학할 때까지 입학 필기시험은 한번도 치르지 않은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조 후보자 딸 조모씨는 서울 한영외고에 정원외 귀국자녀 전형을 통해 입학했고, 고려대 생태환경공학과에 수시전형으로 합격했다. 이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서류전형으로 입학했다. 조 후보자 딸의 이런 입학 코스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선 "드라마 스카이캐슬 현실판을 보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한 건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한 건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교육계에 따르면, 조씨는 2006년까지 미국에 학교를 다니다 2007년 귀국해 그해 한영외고로 전학했다. 2008년 한영외고 유학반에 들어간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 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을 하며 대한병리학회에 영어로 된 의학 논문을 제출했다. 해당 논문은 단국대 의대 장모 교수가 책임저자이고 조씨는 제1저자로 등재됐다.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이었다. 조씨를 제외하고 이 논문에 참여한 6명은 단국대 의대 해부학교실 소속 교수, 박사학위 연구원이었다.

조씨는 2010년 수시 1차 전형으로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에 입학했다. 이 때도 필기시험은 별 영향력을 미치지 않았다. '2010학년도 고려대 모집요강'을 보면 당시 고려대는 수시 1차에서 학생부우수자(450명), 세계선도인재(190명), 과학영재(110명), 월드KU(50명), 체육특기자(45명) 등의 전형으로 845명을 뽑기로 했다. 조씨는 이 가운데 세계선도인재 전형에 지원해 합격됐다.

세계선도인재전형은 1단계에서 어학(40%), 학생부(60%) 성적으로 3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 성적(70%)과 면접(30%)을 합산해 합격자를 가린다. 조씨는 단국대 의료원 의과학연구소에서 인턴쉽 성과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영역과 최저 학력 기준이 없기 때문에 면접이 당락을 가른다.

고려대를 졸업한 조씨는 2015년 부산대 의전원에 진학했다. 이 때도 필기시험을 보지 않는 무시험 전형으로 합격했다. 조씨는 수시모집을 통해 국내 대학교 출신자 전형으로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 의전원의 '2015년 수시모집 요강'을 보면 의전원은 수시모집으로 97명을 뽑기로 했다. 이 가운데 조 후보자 딸이 지원해 선발된 전형은 일반 전형(국내 정규대학 자연계 출신자)이다.

부산대 의전원의 2015년 수시모집요강/일반전형
선발 학생 수는 15명이며, 학부 평점 평균(GPA)와 국가공인국어능력시험에서 일정 성적 이상 취득하면 지원 가능했다. 의학교육입문검사(MEET)에 응시하여 공식 성적을 취득한 자를 지원 자격에 명기하긴 했지만, 전형단계에서 점수를 반영하진 않았다. 최종 합격 기준에도 MEET점수는 평가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시험을 치른 결과만 있으면 됐다는 뜻이다.

부산대 의전원은 당시 모집요강에서 대학성적(30점), 영어능력(20점), 서류(20점) 등을 통해 2배수(30명 이내)를 우선 선발하고 2단계 전형에서 1단계 점수의 합(70점)과 면접(30점)을 합산해 최종 선발자를 정했다. 이 때도 면접이 당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조씨는 의전원에 외고 때 제1저자로 등재된 단국대 논문을 제출하진 않았다고 한다.

조씨는 2015년 의전원에 입학한 첫 학기와 2018년 2학기 등 두 차례 성적 미달로 유급됐다. 그런데 장학금을 담당하는 A교수는 유급한 바로 다음 학기인 2016년 1학기부터 2018년 2학기까지 6학기 연속으로 조씨에게 200만원씩 총 1200만원의 장학금을 줬다. A 교수 측은 입장문을 통해 "조씨가 2015년 1학년 낙제 후 복학하고 나서 학업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학업에 정진하라는 뜻에서 면학(勉學) 장학금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하지만 공직자 재산신고액이 56억원인 조 후보자 딸이 성적 부진으로 두차례나 유급하고도 3년간 혼자 장학금을 받은 것은 '특혜'라는 지적이 나왔다.

조 후보자의 딸이 서류와 면접 전형 위주의 전형을 거쳐 의전원까지 진학한 것으로 나타나자 야당에서는 이를 "부잣집 자식들의 스카이캐슬 진학 코스"라고 했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은 상류층 부모들이 자녀를 의대에 진학시키기 위한 코스를 설계하고 이를 실행하는 사교육 실태를 다뤘다. 이 드라마에서 부모들은 자녀의 진학을 위해 초고액과외는 물론이고 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이날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 후보자 딸 논란을 보면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현실판"이라고 했다.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관계자는 2007년 한영외고 입학에 대해선 "중학교 교과성적 등과 영어논술과 말하기, 면접 실기시험을 거쳐 합격했다"고 했다. 2015년 부산대 의전원 입학에 대해선 "당해 연도에 실시한 의학교육입문검사(MEET)응시 성적 제출은 지원자격의 공통사항이므로 MEET성적은 제출했다"고 했다. 조 후보자도 딸이 고2 때 단국대 의대에서 2주간 인턴을 하며 의학 논문 1저자로 등재된 것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딸이 학교가 마련한 정당한 인턴쉽 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하여 평가를 받은 점에 대하여 억측과 오해가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밤 11시쯤 페이스북에 딸의 한영외고, 고려대, 부산대 의전원 입학과 관련해 제기된 부정입학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는 자신의 해명을 보도한 한 인터넷 매체 기사를 링크했다. 다만 이날 저녁 조 후보자 딸이 단국대 의대 외에도 고3 때인 2009년 여름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실에서 3주간 인턴을 하고 홍조식물 유전자 분석 논문 제3저자로 등재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난 데 대해서는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았다. 조 후보자 딸의 인턴 과정을 담당한 공주대 교수는 조 후보자 아내 정모(57)씨의 대학 동아리 동기고, 딸이 인턴 면접을 볼 때 정씨가 동행해 이 교수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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