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때 인턴 2주만에 의학 논문 쓴 조국 딸, 법적 책임 자유로울까

입력 2019.08.20 18:46 | 수정 2019.08.20 21:12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한 건물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한 건물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고교 시절 쓴 병리학 논문을 두고 단국대 측이 조사에 착수했다. 의대 교수와 박사 과정 대학원생들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논문에 외고 2학년이었던 조씨가 제 1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을 두고 과연 주변에 도움 없이 가능한 일이었겠느냐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조사 결과 당시 조씨 논문을 위해 대학원생들이 동원된 것으로 드러난다면 업무방해 혐의 등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조 후보자 측은 "논문에 대한 모든 것은 지도교수의 판단에 따른 것이므로 이를 들어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지적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씨는 한영외고에 재학 중이던 2008년 12월 단국대 의대 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을 하면서 병리학 논문을 썼다.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을 앓는 신생아의 유전자를 분석해 질병과의 연관성을 분석하는 내용의 논문이었다. 조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고, 단국대 A 교수와 박사 과정 대학원생 4명이 공동 집필했다. 이 논문은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됐고, 이듬해 정식으로 국내 학회지에 등재됐다.

그러나 당시 17세였던 조씨가 단 2주만 인턴으로 있으면서 제1저자로 등재된 것은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제1저자는 연구 실적에서 다른 공동저자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다. 조 후보자 측은 "조씨가 정당한 인턴십에 성실히 참여해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했다. 논문의 책임저자인 A 교수도 "조씨가 열심히 참여한 게 기특해 제1저자로 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특혜 의혹이 끊이지 않자 단국대는 이날 조씨가 의학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과 관련해 사과하며, 연구윤리위원회를 개최해 정당성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단국대는 입장문을 통해 "부당한 논문 저자의 표시를 중심으로 연구윤리위를 금주 내 개최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사안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며 "위원회는 연구내용과 결과에 과학적·기술적 기여를 하지 않은 자에게 감사의 표시 또는 예우 등을 이유로 논문 저자의 자격을 부여한 사례가 있는지를 중점 확인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규정에 의거 처리하겠다"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이 논문을 사실상 조씨가 아닌 A 교수와 대학원생들이 쓴 것이라면 형사처벌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검찰은 지난 5월 딸 논문을 자신의 제자들에게 대필시키고 해당 논문으로 딸을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시킨 혐의를 받는 대학교수 이모(60)씨와 그 딸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이씨는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6년 대학생이던 딸의 연구과제를 위해 제자들에게 동물실험을 지시하고, 이듬해 이를 토대로 작성한 논문을 학술지에 등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 딸은 실험을 2~3차례 참관만 하고, 논문 작성에 관여한 바 없지만 단독 저자로 올라갔다고 한다. 그는 논문과 수상경력 등을 바탕으로 2017년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에 붙었다. 또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씨는 딸의 사립대 입시에도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딸이 고등학생일 때 제자들에게 논문과 발표자료를 대신 작성하도록 한 것이다. 이씨 딸은 이 논문자료를 이용한 수상경력을 제시해 서울 사립대에 과학인재특별전형으로 합격했다.

조씨는 2010년 3월 고려대 이과계열에 수시전형으로 합격했다. 당시 자기소개서에는 논문 등재 사실을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이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갔다. 부산대 관계자는 "의전원 입학전형에서 조씨의 논문은 평가대상이 아니었다"며 "대학 성적과 공인영어성적 등 서류와 면접만 평가하기 때문에 논문이 반영될 여지가 없다"고 했다. 그는 "면접에서 논문 쓴 것을 어필했는지 여부는 밝혀진 바 없다"고 했다. 의전원 입시와 논문은 무관하다는 취지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만약 조씨 논문을 대학원생들이 대신 써준 것으로 확인되고, 해당 논문이 학부나 의전원 전형자료로 쓰였다면 업무방해가 될 수 있다"며 "또 단국대 연구진이 부당한 논문을 쓴다고 연구비를 타냈다면 사기죄 여부가 문제될 수도 있다"고 했다.

조 후보자 측은 이에 대해 "후보자 딸의 부정입학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며 문제의 논문이 대학 및 의전원 진학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조 후보자 측은 "더 이상 후보자의 자녀가 부정입학했다는 허위 사실이 유포되지 않기를 바라며, 추후 관련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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