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敵은 조국”…'2019 조국'에게 부메랑된 과거의 '말, 말, 말'

입력 2019.08.20 16:25 | 수정 2019.08.20 18:07

"조국의 적은 조국" "말이라도 하지 말지"
논문표절→대입·장학금→자본주의→폴리페서→특목고
각종 이슈 때마다 소셜미디어 등 비판…"부메랑 됐다"

조국(54)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터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조 후보자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조 후보자가 과거 언론 인터뷰나 저서,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원칙’, ‘공정사회’, ‘정의’ 등을 역설하며 ‘소신 발언’을 쏟아냈지만 정작 자신의 행보는 이런 발언과는 달랐다는 지적이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조국의 적(敵)은 조국" "말이라도 하지 말지" "SNS로 흥한 자, SNS로 망한다" 라는 말이 회자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과거 조국의 말이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자기 도끼로 자기 발을 찍은 셈"이라는 촌평도 나왔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한 건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한 건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①"직업적 학인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논문 수준은 다르다"…논문 표절을 비판하며
"직업적 학인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논문 수준은 다르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도 논문의 기본은 갖추어야 한다. 학계가 반성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도 잠을 줄이며 한 자 한 자 논문을 쓰고 있는 대학원생들이 있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트위터 캡처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트위터 캡처
조 후보자는 2012년 4월 19일 한 정치인의 논문 표절 문제가 불거지자 자신의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그러나 20일 그의 딸 조모(28)씨가 고교 시절 2주가량 인턴을 한 뒤 의학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된 사실이 드러났다. 조씨는 한영외고 유학반 재학 시절인 2008년 충남 천안시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을 하면서 대한병리학회에 영어 논문을 제출하고 제1저자로 등재됐다.

조씨는 2013년 3월 대학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자신이 제1저자로 논문에 등재된 사실을 밝혔고 대학에 입학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대학원생들도 몇 학기 동안 연구에 매달려야 논문을 쓸 수 있는데, 조 후보자의 딸은 외고 재학 시절 2주 동안 실험실 인턴으로 참여한 것만으로 주요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의 1저자가 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고등학생이 1저자? 대단한 석학을 딸로 뒀다" "조 후보자 딸은 진짜 천재?" 등 비아냥 섞은 반응도 나왔다.

②"장학금 지급기준, 경제상태 중심으로 옮겨야"…장학금 관련 소신을 밝히며
"장학금 지급기준을 성적 중심에서 경제상태 중심으로 옮겨야 한다. 등록금 분할상환 신청자는 장학금에서 제외되는 제도도 바꿔야 한다."

조 후보자는 2012년 4월 15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립대 등록금을 50% 낮춘 ‘반값등록금’ 공약을 시행했을 당시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썼다.

장학금은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지급돼야 한다는 소신을 밝힌 것이다. 그는 또 박근혜 정부 시절 최순실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사건이 나올 당시 "정유라,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있는 우리 부모 가지고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고. 돈 도 실력이야.’ 바로 이것이 박근혜 정권의 철학이었다"라고도 비판했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트위터 캡처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트위터 캡처
그러나 지난 19일 56억 4000만원의 재산을 가진 조 후보자 딸의 장학금 의혹이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딸은 2015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뒤 성적 미달로 2차례 유급했지만,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6학기에 걸쳐 200만원씩 장학금 1200만원을 받았다.

③"좋은 학군 이사할 여력 없는 시민 마음 후벼파는 소리"…위장전입을 비판하며
"국회 청문회를 본 시민들을 열불 나게 했던 ‘비리 종합세트’ 중 위장전입, 위장취업, 스폰서 유착 세 가지만 보자. 맹모는 실제 거주지를 옮긴 실거주자였기에 위장전입 자체가 거론될 수 없다. 인지상정’? 이는 좋은 학군으로 이사하거나 주소를 옮길 여력이나 인맥이 없는 시민의 마음을 후벼 파는 소리다."

조 후보자는 2010년 8월 26일 한겨레 칼럼 ‘위장과 스폰서의 달인들’에서 위장전입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그 역시 위장전입 의혹을 받고 있다. 조 후보자는 울산대 법학과 조교수 시절인 1999년 10월부터 11월까지 부산에서 서울시 송파구의 한 아파트로 주소를 옮겼다가 다시 부산으로 돌아왔다. 당시 8세였던 딸도 같이 주민등록을 옮겼는데 부인은 부산에 남았다.

/한겨레 캡처
/한겨레 캡처
④"대한민국은 ‘동물의 왕국’"…자본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며
"대한민국은 어린이에게 주식·부동산·펀드 투자를 가르친다. ‘동물의 왕국’이다."

2009년 조 후보자는 자신의 저서 ‘지금부터 바꿔야 하는 것들’이 개정되기 이전 버전인 저서 ‘보노보 찬가’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조 후보자 배우자는 자녀와 함께 사모펀드에 74억여원의 투자를 약정하고 실제 10억원 이상을 납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후보자는 또 "(IMF 당시) 수많은 사람이 직장과 집을 잃고 거리에 나앉았다"며 "이 사태를 예견하지 않은 관료·학자들은 용서받을 수 없다"고 자신의 저서에 쓴 바 있다. 그러나 그는 IMF 외환 위기 때인 1998년 급매물이 쏟아질 당시 경매를 통해 서울 송파구 아파트를 시세보다 35% 싸게 구입했다.

"교수가 출마를 선택하면 대학에 누를 끼쳐선 안 된다"…‘폴리페서’ 비판 논란
"교수가 출마를 선택한 경우 자신이 원래 몸담고 있던 대학에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 지역구건 비례대표건 국회의원 공천신청을 하는 순간부터는 교수는 대학에서 몸과 마음이 떠나 교수로서의 본연의 업무인 연구와 교육에 집중할 수 없다."

2008년 김연수 전 서울대 체육교육학과 교수가 학교에 휴직계를 내고 지역구 국회의원에 출마하자, 조 후보자는 서울대 학보인 ‘대학신문’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대 학보 ‘대학신문’ 홈페이지 캡처
/서울대 학보 ‘대학신문’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조 후보자는 청와대 민정수석에 임명돼 휴직했다가 지난달 31일 법무부 장관설이 제기될 무렵 서울대에 복직했다. 여기에 최근 조 후보자가 이달 1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복직하며, 수업도 하지 않은 채 월급을 받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폴리페서(정치에 참여하는 교수) 논란이 불거지자 조 후보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선출직이 아닌 민정수석의 업무는 ‘앙가주망’(지식인의 도덕적 의무)이기 때문에 말을 바꾼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⑥"외고는 상위계층 대입을 위한 입시고교로 변질돼"…특목고를 비판하며
"유명 특목고는 비평준화 시절 입시명문 고교의 기능을 하고 있으며, 초등학생을 위한 특목고 대비 학원이 성황이다. 이런 사교육의 혜택은 대부분 상위 계층에 속하는 학생들이 누리고 있다…진정한 ‘명문대학’이라면 상층계급 출신 성적우수자만으로 구성되는 귀족클럽을 지향해서는 안 된다."

/한겨레 캡처
/한겨레 캡처
그는 2007년 4월 22일 한겨레 칼럼에서 이렇게 특목고를 비판했다. 그는 또 자신이 쓴 책을 통해 "외고생이 대학에 갈 때 자신이 택한 어문을 전공으로 결정하는 강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정작 조 후보자의 딸은 한영외고에 들어갔고 이공계 대학에 진학한 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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