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 성과 "조금만 기다리라"더니 이제는 외부 탓

조선일보
입력 2019.08.20 03:18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경제정책이 언제쯤 가시적 성과를 낼지를 묻는 질문에 "왜 그렇게 조급한가. 세계경제가 어려운데 왜 한국 정부만 정책적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지 않으냐고 물어보면 정말 답답하다"고 했다. 국가 경제를 상대로 '소득 주도 성장'이라는 초유의 정책 실험에 나선 이 정부는 지난 2년여 동안 "기다려 달라"는 말만 반복해왔다. 전임 청와대 정책실장은 "곧 성과가 날 것"이라 하다가 "연말쯤"으로 말이 바뀌더니 "내년엔 좋아진다"고 계속 미루기만 하다가 경질돼 주중 대사로 갔다.

그 뒤를 이은 김상조 실장도 작년까진 "성과를 낼 시간적 여유가 짧게는 6개월, 길게 잡아도 1년밖에 안 남았다. 좀 더 참고 기다려 달라"며 늦어도 이 정부 임기 2년 안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처럼 말해왔다. 그러나 올 6월엔 "패러다임 전환인데 1~2년 만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더니 급기야 이제는 세계경제가 나빠져 한국 경제만 좋아지기 힘든 상황이라고 한다. 세계경제가 호황일 때는 '조금만 기다리라'더니 글로벌 악재가 나타나기 시작하자 외부 탓을 한다.

올 연초까지 세계경제가 좋을 때도 선진국 중 거의 유일하게 한국만 온기를 누리지 못했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경직된 주 52시간제, 막무가내 탈원전 같은 정책 실험이 시장 활력을 깎고 기업 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이 세금을 깎아주면서 기업 투자 유치에 발 벗고 나설 때도 한국은 거꾸로 세금을 올리며 기업들을 밖으로 내쫓았다. 노동 편향의 반기업 정책으로 성장 동력을 꺾고 일자리를 없애놓고는 부작용을 보완하겠다며 국민 세금을 펑펑 쏟아붓는 악순환을 반복해왔다. 그 결과 다른 나라가 호황과 고용 붐을 누릴 때도 한국 경제만 경기 부진, 투자 감소, 고용 참사의 '나 홀로 부진'을 겪었다. 경제 부진은 잘못된 정책 설계에 따른 정책 실패 때문인데 세계경제가 나빠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바깥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무책임할 뿐 아니라 솔직하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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