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순실 전두환 떠올리게 만드는 조국 후보자와 가족들

조선일보
입력 2019.08.20 03:20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두 차례나 낙제를 하고도 장학금을 받았다고 한다. 조 후보자 딸은 2016년 1학기부터 2018년 2학기까지 6학기에 걸쳐 200만원씩 장학금을 받았는데 장학금 받기 직전과 마지막 장학금을 받은 학기에 몇 과목에서 낙제를 했다. 더구나 2015년 이후 이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7명인데 조 후보자 딸을 제외한 6명은 단 한 차례만 장학금을 받았다. 대학 측은 지도교수가 개인적으로 운용하는 장학금이라 문제 될 게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 지도교수가 올해 민주당 소속인 부산시장이 임명권을 행사해 부산의료원장으로 취임했다. 민정수석이었던 조 후보자가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의 딸에게 호의를 베푼 교수를 배려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조 후보자 부부는 공직자 신고기준으로도 재산이 56억원에 이르는 자산가다. 그래서 부잣집 딸이 낙제하고도 장학금을 받은 이 비상식을 보면서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고 했던 최순실 딸을 떠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조 후보자 가족 주변엔 일반 상식으론 이해 안 되는 일이 너무나 많다. 건설업으로 돈을 벌어 사학재단까지 인수했던 조 후보자의 부친은 2013년 사망하면서 단돈 21원의 재산과 49억원의 부채를 남겼다. 그런데 교수밖에 한 일이 없는 조 후보자는 재산이 56억원이다. 조 후보자와 남은 가족들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채무는 변제 않는 한정승인을 신청해 빚 갚을 의무를 벗었다. "남은 재산이 29만원뿐"이라며 1000억원대 추징을 피하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닮은꼴이다.

조 후보자 부친이 모두 소유했던 건설회사와 사학재단이 각각 원고와 피고로 갈라서서 두 차례 소송을 벌인 것도 일반인 머리로는 그리기 힘든 놀라운 그림이다. 조 후보자 부모가 이사장, 조 후보자 부부가 이사를 돌아가며 맡았던 사학재단 측은 소송에서 변론을 포기해 건설회사 쪽 소유주로 나선 조 후보자 동생 부부에게 100억원대 채권을 넘겨줬다. 양쪽이 사전에 공모했다는 의심을 하지 않는다면 그게 이상한 일이다.

10년 전쯤 이혼했다는 조 후보자 동생 부부는 최근까지 자녀와 함께 살면서 여행도 다녀왔다는 목격담이 넘쳐난다. 가족사진도 소셜 미디어에 올려놨다가 며칠 전 갑자기 내렸다. 조 후보자 아내는 2014년 자신 소유 부산 아파트의 전세 보증금으로 인근 빌라를 구입하면서 소유자 명의를 이혼했다는 전 동서 이름으로 했다. 그 빌라에는 현재 조 후보자 모친과 동생이 산다. 조 후보자 아내는 2017년 부산 아파트도 전 동서에게 팔았다.

이런 희한한 일들을 설명할 수 있는 해답은 '위장 이혼'뿐이다. 조 후보자 동생의 아내가 남편과 법적으로 갈라서야 빚은 안 갚으면서 사학재단으로부터 공사비 등을 받아낼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 일이 명쾌하게 해명되지 않으면 조 후보자 일가를 '가족 소송 사기단'이라 부르는 것이 결코 무리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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