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엔 답 피하던 통일부 뒤늦게… "北 도넘은 무례한 행위"

입력 2019.08.16 17:27 | 수정 2019.08.16 21:50

조평통의 文대통령 원색 비난에 통일부 당국자 뒤늦게 北에 유감 표명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16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전날 광복절 경축사를 맹비난한 것에 대해 통일부는 "도를 넘은 무례한 행위"라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날 오전 통일부는 정례 브리핑 때는 조평통 대변인 담화에 대해 "공식적으로 구체적으로 평가해 (입장을)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답을 피했었다. 북한의 막말 도발에도 대북(對北) '로우키 대응'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 대응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자 강경 입장을 밝힌 것이란 말이 나온다.

북한 대남 기구인 조평통은 이날 오전 대변인 담화에서 문 대통령 경축사에 대해 '남조선 당국자의 광복절 경축사'라고 지칭하며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웃을)할 노릇"이라는 등 원색적인 표현을 쓰며 비난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익명 보도를 전제로 한 기자 브리핑을 자청해 "북한이 우리민족 최대 경사인 광복절 다음 날 우리에 대해 험담을 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 당국자는 "정부는 그간 한미 연합훈련이 북측을 겨냥한 야외 기동훈련이 아니라 전작권 전환에 대비한 연합 지휘소 훈련임을 여러차례 설명했는데 북측이 우리를 비난한 것을 보면 당국의 공식 입장 표명이라 보기에는 도를 넘는 무례한 행위"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한반도 평화를 정착해나가는 과정에서 남북이 상호 존중하는 기초 위에서 지킬 것은 지켜가는 그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통일부 당국자가 직접 유감 표명을 한 것은 그간 정부가 북한의 대남 비난에 대해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해오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조평통 대변인의 담화에 대해 "남북정상 간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 합의 정신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남북관계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하게 지적하고자 한다"면서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 북측도 적극 호응해 올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조평통 담화는 보다 성숙한 남북관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불만스러운 점이 있다 하더라도, 대화의 판을 깨거나 장벽을 쳐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 문 대통령의 전날 발언을 언급했다. 담화 내용에 불만은 있지만 이를 직접적으로 언급해 대화 판을 깨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의 대응에 대해 정치권에선 "문재인 정부의 대북 자세는 '굴종적'" "북의 막말에 제대로 대응도 못하는 허약한 나라가 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서도 '북한에만 유독 저자세인 정부'라면서 현 정부의 대일 외교와 비교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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