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국정원, 곽노현 사찰 정보 공개하라"

입력 2019.08.16 16:22

MB·朴 정부 민간인 불법사찰 정보 밝히라 판결
"국가 안보 관련 내용 아니고, 정치 사찰에 불과"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16일 국가정보원을 상대로 낸 정보 비공개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16일 국가정보원을 상대로 낸 정보 비공개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불법 사찰을 당했다며 관련 정보를 공개하라고 소송을 낸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등이 1심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박양준)는 16일 곽 전 교육감과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이 국정원을 상대로 낸 정보 비공개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 소송은 34개 시민단체가 참여해 출범한 '국민사찰 근절과 국정원 개혁을 위한 열어라 국정원 내놔라 내 파일 시민행동'의 활동 과정에서 제기됐다. 이들은 국정원을 상대로 사생활·정치 사상·노조 가입 여부 등 민감한 정보를 수집했는지, 성명·주소·주민등록번호 등 고유 식별정보를 수집했는지 등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라고 신청했다. 국정원은 이를 거부했고, 곽 전 교육감 등은 소송을 냈다. 국정원은 "국가 안전 보장에 관한 정보이므로 공공기관의 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항변해왔다. 공개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정보는 곽 전 교육감에 대한 심리전 전개 계획·내용과 서울시교육감 선거관련 동향, 선거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곽 전 교육감이 상대 후보에게 2억원을 지급한 혐의에 대한 수사·재판 진행경과 등으로 구성돼 있다"고 했다. 박 화백이 가입한 문화예술단체의 정치 관련 활동, 박 화백에 대한 인물 평가 등도 포함돼 있다.

재판부는 "해당 정보는 정치사찰에 해당할 뿐, 국정원의 직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특정 공직자의 비위 첩보나 정치적 활동 등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정보의 수집에 불과할 뿐, 국정원법에서 정한 국정원의 직무 중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곽 전 교육감에 대한 인물 검증이나 평가가 국정원의 신원조사 업무와 일부 유사한 면이 있더라도 통상적인 신원조사 업무는 미리 신원조사 대상자의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받은 후에 구체적인 조사가 진행돼 왔다"며 "해당 정보와 관련해서는 이런 사전 동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곽 전 교육감은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요구한 것은 국가 안보와 무관하게 조직 안보나 사회통제, 정권 안보를 위해 수집한 정보다. 개인 정보를 훔쳐간 것이나 다름 없는 장물을 내놓으라는 소송이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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