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뒷조사 관여' 박윤준 전 국세청 차장, 1심서 무죄

입력 2019.08.16 13:57

박윤준 전 국세청 차장이 16일 열린 특가법상 국고등손실 혐의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윤준 전 국세청 차장이 16일 열린 특가법상 국고등손실 혐의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과 공모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뒷조사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윤준 전 국세청 차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송인권)는 1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국고등손실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차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박 전 차장은 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으로 근무하던 2010~2012년 사이 이현동 당시 국세청장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국정원의 김 전 대통령 해외 비자금 의혹 뒷조사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외 정보원에게 정보를 캐내기 위해 국정원 대북공작금을 낭비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국가정보원장에게 국고손실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봤다. 회계관계직원 등의 책임에 관한 법률상 국정원장은 회계관계직원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박 전 차장이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과 공범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박 전 차장은 원 전 원장과 이 전 청장의 지시에 의해 해외 정보원에게 국정원 자금을 전달하는 데 관여하게 된 것에 불과하다"며 "박 전 차장이 원 전 원장 등의 범행을 이용해 자신의 의도를 실현하거나 업무상 횡령을 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했다.

이어 "박 전 차장은 국정원이 한정한 정보만을 가지고 관련 사건에 수동적으로 임했고, 국정원 내부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없는 외부자 지위에 있었다"며 "이 전 청장에게 비자금 추적 지시를 받은 뒤에도 해외 공작원에게 주는 자금이 어떻게 조성됐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고 했다.

박 전 차장에게 지시를 한 혐의를 받는 이 전 청장도 같은 혐의로 기소됐지만, 지난해 8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반면 최종흡 전 국정원 3차장과 김승연 전 국정원 대북공작국장은 지난달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검찰은 이날 박 전 차장에 대한 선고 직후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차장은 검찰에서부터 일관되게 국정원이 직무 범위를 벗어나 정치적 목적으로 비자금 추적을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음을 인정했다"며 "최 전 차장과 김 전 국장은 같은 혐의에 대해 전부 유죄가 선고돼 법정구속됐다. 이 전 청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므로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해 항소심 재판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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