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對日 이성적 접근 다행, 하지만 거꾸로 된 현실 인식 여전

조선일보
입력 2019.08.16 03:20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74주년 기념사에서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일부가 '보이콧'을 주장하는 내년 도쿄올림픽은 "동아시아가 우호와 협력의 기틀을 굳게 다질 절호의 기회"라고 했다. 과거보다 미래를 주로 언급했다. 일본 아베 총리가 이에 화답해 하루빨리 백해무익한 한·일 갈등을 끝내고 정상적 관계로 되돌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일본의 한국에 대한 무역 보복부터 철회돼야 한다. 문 대통령은 3·1운동 100년 기념일 등 중요한 국가적 행사 연설에서 '친일' '빨갱이' '김원봉이 국군의 뿌리'라는 식의 어이없는 돌출 발언을 해왔다. 이날도 그런 발언으로 광복절의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을까 많은 사람이 우려했으나 다행히 그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거꾸로 된 현실 인식이 여전한 부분도 적지 않았다. 지난 5일 "남북 경협으로 평화 경제가 실현된다면 단숨에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을 계속했다. 북한 김씨 왕조가 없어지고 북한 땅이 자유시장 경제에 통합되면 우리 경제에 새로운 기회가 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말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라 김씨 왕조가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 개성공단 같은 경협을 확대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도 '북 체제 유지와 안전'을 강조했다. GDP가 한국 중소 도시 규모도 안 되는 세계 최악의 낙후 집단과 경협을 해 무엇을 얼마나 얻겠나. 개성공단을 10개 만들어봐야 한국 국민소득은 최대 0.5% 증가할 뿐이라는 연구도 있다. 이런 경협조차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지금 북한은 핵 폐기는커녕 핵 무기·물질을 더 늘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데 무슨 평화 경제냐고 말하는 사람들'을 거론하며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지금 동북아에서 외톨이는 누구인가. 북한은 문 대통령에게 '겁먹은 개처럼 짖지 말라' '맞을 짓 말라'고 하고, 일본과는 단교 상태나 마찬가지고, 중·러는 우리를 무시하며 우리 영공을 넘나들고, 미국 대통령은 '북 미사일은 한국을 겨냥한 것이니 괜찮다'며 우리에겐 매일같이 '돈 내라'고 닦달이다. 우리 대한민국은 사방이 막힌 외톨이가 돼 있다. 나라를 이렇게 만든 사람이 바로 문 대통령 자신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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