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민은 왜 공항으로 몰려들었나

입력 2019.08.14 09:05 | 수정 2019.08.14 16:21

도심에서 주로 벌어지던 홍콩의 반중(反中) 시위대는 최근 홍콩 국제공항에 모여들고 있다. 이 공항은 하루 평균 20만명이 찾는 곳으로 항공 화물량으로는 세계 1위이며, 여객수는 세계 3위다. 전 세계 220개 공항과 연결돼 있는 국제적인 장소다.

CNN 방송은 "반정부 시위대가 자신들의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직접 전하려고 하면서 홍콩 국제공항이 핵심 시위 장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CNN은 "지난 주말 공항에서는 중국어, 영어, 프랑스어, 한국어, 일본어 등 여러 언어로 작성된 전단지가 홍콩 국제공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전달됐다"며 "전단지엔 이번 반정부 시위의 원인과 시위대가 무엇을 요구하는가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했다.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지난 12일(현지 시각) 홍콩 국제공항 출국장에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지난 12일(현지 시각) 홍콩 국제공항 출국장에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CNN은 홍콩 시위대가 제작한 전단지와 포스터 등이 ‘매끈하게 디자인됐다’면서 "시위대는 외국인 관광객에 나눠주는 전단지에 이번 반정부 시위를 ‘새로운 관광 포인트’라고 설명한다"고 했다. 여기에는 관광객들이 홍콩 방문 중 반정부 시위를 접하게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조언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CNN은 홍콩 시민들이 이렇게 국제공항을 점거하며 시위를 벌이는 데 대해 ‘홍보 투쟁(The PR battle)’이라고 평가했다. 공항에서 반정부 구호를 외치고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요구를 직접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반정부 시위대가 여론 홍보에 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선전의 대형 스타디움인 선전만 스포츠센터에 군용트럭이 집결한 모습/연합뉴스
중국 선전의 대형 스타디움인 선전만 스포츠센터에 군용트럭이 집결한 모습/연합뉴스
반면 시위대의 대외 홍보 전략과는 대조적으로 정례적으로 언론 브리핑을 해온 홍콩 정부는 오히려 홍콩 시민과 시위대를 상대로 종종 애를 먹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반중 시위대에 참여한 한 홍콩 시민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위대는 가두나 쇼핑몰, 공원 등을 점거하고 시위하는 과거의 전술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홍콩에서 정기적으로 대규모 시위가 열렸었지만 시위대가 이렇게까지 공항으로 몰려든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중국 선전의 대형 스타디움인 선전만 스포츠센터에 군용트럭이 집결한 모습/연합뉴스
중국 선전의 대형 스타디움인 선전만 스포츠센터에 군용트럭이 집결한 모습/연합뉴스
앞서 홍콩 시위대는 앞서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 연속 공항 터미널에서 침묵 연좌시위를 벌였다. 시위의 정당성을 알리는 홍보 활동 등 평화적인 시위였다. 그러나 11일 밤 시내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한 여성이 경찰이 쏜 ‘빈백건(bean bag gun, 알갱이 들어있는 주머니탄)’에 오른쪽 눈을 맞아 실명 위기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격화한 반정부 시위대는 다시 공항으로 몰려들었다. 이후 지난 13일까지 홍콩 국제공항은 시위대와 이를 진압하려는 경찰의 충돌로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되며 마비 사태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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