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납북자 문제 해결 없이 종전선언 의미 없다

조선일보
  • 이미일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
입력 2019.08.14 03:11

이미일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
이미일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

국제사회는 전쟁을 도발한 집단·국가에 반드시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2차 대전 이후 연합국은 일본과 독일 전범자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었다. 그러나 6·25전쟁 발발 이후 70년이 다 되어가지만 우리나라는 북한에 어떠한 법적 책임도 묻지 않고 있다. 북한의 전쟁 도발로 수백만 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지만 북한 정권을 처벌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6·25전쟁 때 치밀한 사전계획 아래 대한민국 사회지도층, 지식인을 포함한 민간인 10만명을 강제로 납북(拉北)했다. 남한에 남은 가족들은 납북자들의 생사조차 알지 못하고 눈물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UN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 2014년 보고서에서 북한의 한국 민간인 납북을 반(反)인륜적 전쟁범죄라고 규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종전선언' '평화체제' 등을 언급하며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제안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냉전이 끝났으니 남북 간에도 '전쟁이 끝나야 한다'는 논리다. 단순히 적대행위를 중단하는 '정전(停戰)'이 아니라 남북이 서로 인정하는 '평화체제'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얼핏 듣기에 반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왜 유독 한반도에는 이런 상식적인 해결 방안이 통하지 않는지에 대한 현실 진단이 빠져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을 말로만 끝났다고 주장할 수 없다. 아직 오지 않은 평화를 무턱대고 왔다고 말할 수도 없다. 진정한 '종전(終戰)선언'을 하기 위해서는 납북자들이 고향으로 돌아와야 한다. 진정한 평화가 오려면 그 평화를 깬 전범국가 북한이 사죄하고 벌을 받아야 한다. 그전에는 그 어떤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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