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한강에 오염수 방류" 행주나루 어민, 선상시위…市 "무단방류, 불가능"

입력 2019.08.13 15:50 | 수정 2019.08.15 18:36

어선끌고 시위나선 행주나루 어민들
"한강 하류 하수·분뇨 방출…기형魚 출몰"
市 "어민 일방 주장...무단 방출 불가능"

한강 하류에서 조업을 하는 경기도 고양시 어부들이 "서울시가 정화처리 되지 않은 오염 하수·분뇨를 무단으로 방류해 기형 물고기가 늘고 있다"며 배를 끌고 4번째 선상(船上) 시위에 나섰다.

13일 경기 고양시 행주어촌계 어민 3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쯤 행주나루터에서 배 17척을 동원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후문 한강 선착장까지 이동해 시위를 벌였다. 어선에는 "한강상류와 하류 수질차이 공개하라" "서울시는 어민생계 책임져라" 등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이날 시위에 나선 어민들은 행주대교와 김포대교 사이(2.5㎞)에서 장어와 숭어, 붕어 등을 어획한다.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착장에 어선을 끌고 모인 경기 고양시 행주어촌계 어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지희 기자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착장에 어선을 끌고 모인 경기 고양시 행주어촌계 어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지희 기자
어민들은 2016년부터 행주대교를 기점으로 한강 상류 6~7㎞ 지점에 있는 난지물재생센터와 서남물재생센터가 정상처리하지 않은 하수·분뇨를 한강에 무단 방류해 괴생물체인 ‘붉은끈벌레’가 늘었다고 주장해왔다. 현재 난지물재생센터는 서울시 직영으로, 서남물재생센터는 S업체에 위탁운영되고 있다.

◇기형魚 출몰 빈도 늘고 있어…200여명 생계 위협
어민들은 끈벌레 출몰로 주수입원인 민물장어가 폐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어민들은 지난 5월 "그물망에 잡히는 물고기 10마리 중 2마리 이상이 등이 굽고 눈이 튀어나온 기형"이라며 더 이상 물고기를 판매할 수 없다는 양심선언을 하기도 했다.

심화식(64) 한강살리기어민피해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양심선언 이후 서울시는 ‘수질에 문제가 없다’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각종 양념을 넣고 끓인 매운탕에서도 화장품 냄새가 심하게 풍겨 식탁에 올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계가족까지 합치면 200여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데 서울시가 ‘나 몰라라’하는 건 무책임하다"고 했다.

한강에서 숭어 등을 어획하는 최모(66)씨는 "등굽은 물고기뿐 아니라 잡히는 물고기들이 점박이거나 혹이 달려있다"며 "이런 기형 물고기가 잡히는 빈도가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 행주어촌계 어민들이 지난해 한강 하구에서 잡은 등굽은 물고기. /한강살리기어민피해비상대책위 제공
경기 고양시 행주어촌계 어민들이 지난해 한강 하구에서 잡은 등굽은 물고기. /한강살리기어민피해비상대책위 제공
이날 어선을 끌고 나온 김모(62)씨는 "기형 물고기가 나오지 않는 팔당에서 잡힌 붕어는 1kg당 1만~1만5000원을 받지만, 행주에서 잡힌 붕어는 1kg에 1000원도 안 한다"며 "그마저 식탁에는 올릴 수 없어서 잡았다가 풀어주는 실내 낚시터에만 팔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물고기를 팔 때 ‘똥물에서 잡은 물고기를 누가 먹냐’는 말을 수없이 듣는다"고 했다.

실제 2016년 한강 서남물재생센터는 미처리 분뇨와 하수를 7년간 무단 방류한 사실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남물재생센터를 위탁 운영하는 S업체는 당시 ‘최초 침전·미생물 처리·최종 침전’의 3단계 절차를 거치지 않고 1단계만 처리한 뒤 무단으로 방류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남물재생센터는 2016년 이후 올 4월까지도 총 6차례 수질 기준을 초과한 하수를 흘려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착장에 어선을 끌고 모인 경기 고양시 행주어촌계 어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류인선 인턴기자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착장에 어선을 끌고 모인 경기 고양시 행주어촌계 어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류인선 인턴기자
◇市 "분뇨 무단방류 불가능, 기형어 출몰도 확인 안 돼"
서울시는 행주어촌 어민들의 주장에 대해 "하수·분뇨 무단 방류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시 물순환안전국 물재생운영팀 관계자는 "물재생센터에서 나가는 방류수는 매시간 수질이 측정돼 환경부에 보고된다"며 "정화되지 않은 오염수가 방출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서남물재생센터가 오염 물질을 무단으로 방류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우 등 시설용량 초과물량 유입 시 1차 침전과 소독 후 방류하는 ‘바이패스’는 위법이 아니다"라며 "현재 고양시의 수질 용역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바이패스는 하수처리 시설 용량을 초과하는 빗물이 유입될 경우 하수처리 시설의 기능 유지를 위해 1차 하수처리를 마친 후 하수를 방류하는 제도다.

등굽은 물고기와 붉은끈벌레 출현도 수질오염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환경부·고양시·한강사업본부 수질 감시단이 한강 유역 어질 검사를 진행한 결과 기형 물고기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붉은끈벌레도 pH(수소 이온 농도 지수) 농도, BOD(생화학적 산소 요구량), TOC(총유기탄소) 등의 수질인자와의 상관관계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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