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문제 유출 의혹 고교, 최상위 학생 특별관리하고 입시학원화"

입력 2019.08.13 15:37

광주광역시교육청 감사 결과
"우열반 편성 교육 특혜 제공"
교장·교감 등 6명 중징계 요구

기말고사 시험문제를 일부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고교에 대해 교육청이 감사를 벌인 결과, 문제 유출 외에도 최상위권 학생 특별관리, 입시 중심의 부당한 교육과정 운영, 대입 학교장 추천 부실운영 등 학사와 학생 평가에서 파행 운영이 발견됐다.

특정 학생들에게만 배포된 유인물에서 출제된 광주 고려고 3학년 기말고사 문제. 사전 배포된 유인물(왼쪽)의 4번 문제와 실제 기말고사 16번 문제가 일치한다. / 연합뉴스
특정 학생들에게만 배포된 유인물에서 출제된 광주 고려고 3학년 기말고사 문제. 사전 배포된 유인물(왼쪽)의 4번 문제와 실제 기말고사 16번 문제가 일치한다. / 연합뉴스
광주광역시교육청은 13일 지난 달 8일부터 한 달 동안 고려고에 대해 실시한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 학교 교장·교감과 부장교사 등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이 학교 3학년 ‘기하와 벡터’ 지필고사에서는 수학 동아리에 배부된 유인물에 나온 5문항이 포함된 사실이 발견돼, 재시험을 치렀다. 또 지난해 1학년 수학 시험에서는 특정 참고서에서 8문항, 토요 논술교실 유인물에서 1문항을 출제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문항들은 방과후학교의 ‘수학 최고급반’에서 교재로 사용된 의혹도 있어 광주교육청은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했다.

평가 관리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서술형 평가의 경우 채점 기준표를 출제와 함께 사전 결재 해야 하지만, 해당 학교는 채점 기준표를 채점 이후에 결재 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동일한 답안에 다른 점수를 부여하거나 근거 없는 부분 점수를 주기도 했으며, 정답을 오답 처리하는 등 오류가 다수 발견됐다. 이에 대해 광주교육청은 "시정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광주교육청은 이 학교가 1~3학년 모두 성적 순으로 우열반을 편성 운영했고, 기숙사 운영에서도 성적 우수 학생을 선발해 과목별 방과후학교와 자율동아리 등 심화 교육을 받도록 특혜를 줬다고 했다.

이 학교는 입시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제한하기도 했다. 생명과학 Ⅰ과 물리학Ⅰ,Ⅱ를 필수로 지정 운영한 것이다. 광주교육청은 "다른 학교에서는 소수가 선택하는 물리학 Ⅱ를 자연계 전체 학생이 이수하게 해 최상위권 내신성적에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했다"고 했다. 이 밖에 ‘논술’과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영어와 수학 수업을 한 사례도 적발됐다.

학교장 추천 전형이 부실하게 운영된 점도 발견됐다. 이 학교 자체 규정에는 교과 내신과 비교과 점수를 반영해 선정하게 돼 있으나, 비교과 점수는 무시한 채 내신 성적 우수학생을 단수 추천했다.

광주교육청은 감사결과를 토대로 교장(파면)·교감(해임)과 부장교사 등 6명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하고, 관련 교사 48명은 비위 정도를 고려해 징계 또는 행정처분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 고려고를 중점관리 대상 학교로 지정해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선택과목 강제 수강 및 우열반 편성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모든 일반계 고교를 대상을 교육과정 운영을 점검하고, 연간 4차례 현장 컨설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광주교육청은 "한 교직원의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학교 차원에서 최상위권 학생들의 명문대 진학을 위해 모든 교육활동과 평가를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주면서 일반 학생들은 철저히 소외시켰다"며 "공교육을 담당하는 고교로서 절대 해서는 안되는 비민주적·비교육적 방법으로 학교를 운영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려고 관계자는 "발표된 감사 결과 중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포함돼 있지만 당장 의견을 말하기는 어렵다"며 "교직원 등 학교 관계자와 협의를 거쳐 필요하면 정리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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