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日수출 통제해도… 일본이 받을 타격은 적어

조선일보
입력 2019.08.13 03:26

[韓日 경제전쟁] 일부 품목 외엔 대부분 대체 가능… 정부 "日 요청 땐 언제든 대화"
靑김현종, D램 공급제한 언급하며 "日도 한국에 의존하는 것 있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2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배제하는 내용이 담긴 '전략물자 수출입 고시 개정안'을 발표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 7일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을 공포하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데 대한 대응 조치 성격이다.

정부는 바세나르체제 등 4대 국제 수출 통제 체제에 모두 가입한 국가를 '가' 지역(화이트국)으로, 그 외의 국가를 '나' 지역으로 분류해 왔다. 그런데 이번 개정안을 통해 '가' 지역을 '가의 1'과 '가의 2' 2개 지역으로 나누고, 신설된 '가의 2' 지역에 일본을 포함하기로 한 것이다. 성 장관은 일본에 대해 "국제 수출 통제 체제의 기본 원칙에 어긋나게 제도를 운용하고 있거나 부적절한 운영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국가와는 긴밀한 국제 공조가 어렵다"고 했다. 일본에 대해선 전략물자 수출 시 신청 서류와 심사 기간이 늘어난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일본 역시 우리한테 의존하는 부분이 많이 있다"며 "(반도체) D램 같은 경우는 (한국) 시장점유율이 지금 72.4%라 공급이 2개월 정지될 경우에는 전 세계에서 2억3000만 대의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 차질이 생긴다"고 말했다.

정부는 당초 지난 8일 관계장관회의에서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확정·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유보해 대일(對日) 대응 기조가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박태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달라진 바 없고, 우리 기업의 불확실성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대(對)일본 수출 통제가 강화되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정부가 관리하는 전략물자는 1735종인데 일본이 단기간 내 수입 대체가 어려운 품목은 질산, 황질산 등 화학제품 일부에 불과하다. 지난해 일본이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품목은 대부분 범용재여서 대체가 가능하다. D램 반도체 등은 일본의 수입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전략물자도 아닌 데다 캐치올(민수용 품목 중 무기 전용이 의심되는 품목) 규제를 통한 수출 통제도 한계가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D램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일 수출을 중단해도 일본은 마이크론 등에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에 타격을 줄 품목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