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아이들 눈치 안 보고 맘껏 먹게… '어린이만을 위한 식당' 국내 처음 문 연다

입력 2019.08.13 03:00

서울 노원구, 중계동 성당에 내년 7월부터 무료 운영하기로
일본 도쿄의 어린이 식당이 모델

내년 7월 문을 열 서울 노원구의 천주교 중계동 성당에는 특별한 식당이 들어선다. 전국 최초로 생기는 '어린이 식당'이다. 어린이 식당은 한부모·저소득 가정의 자녀, 소년소녀 가장 등 끼니를 챙기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공짜로 식사를 제공한다. 평일 저녁이나 방학 중 점심을 챙겨 먹기 어려운 맞벌이 부모의 자녀들도 1000원 정도만 내면 누구나 와서 먹을 수 있다.

노원구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어린이 식당인 '모두의 밥상'을 오픈한다고 12일 밝혔다. 이 같은 실험은 노원구가 서울 25개 자치구 중 결식 아동이 가장 많다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비를 받는 노원구 구민은 2만6012명, 18세 미만 결식 아동은 3250명이다. 구 관계자는 "구에서 결식 아동 카드를 나눠주지만 어른들이 찾는 식당에 아이 혼자 들어가 밥을 먹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며 "아이들이 맘 편하게 먹고 갈 수 있는 곳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원구의 어린이 식당 아이디어는 일본 도쿄에서 시작됐다. 일본에는 어린이라면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고도모 식당(こども食堂·어린이 식당)'이 있다. 지난 2010년 도쿄 채소가게 상인이 남는 채소로 밥을 지어 목요일마다 동네 아이들에게 100엔(약 1100원)을 받고 식사를 제공한 것이 시초였다. 이후 시민운동처럼 번져 일본 전역으로 확대됐다. 총 2286곳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하는 어린이는 연간 1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구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시민단체가 주 1~2회 운영하지만 노원구는 지자체가 나서서 상시 운영한다는 점에서 일본 사례보다 훨씬 나아졌다"고 말했다.

새로 생길 어린이 식당은 성당 건물 지하 1층에 122㎡(약 36평) 규모로 시작한다. 구는 끼니당 최대 100명 정도의 아이들이 밥을 먹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운영 예산은 1억원 정도다. 구는 어린이 식당을 6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중계동 성당에 이어 상계동 두산아파트, 월계·공릉·하계·당고개 권역에 한 곳씩 문을 연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밥만 주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이 이웃이나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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