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한 편의 소설로 고인 명예훼손"…고유정, 분노한 시민에 머리채 잡혀

입력 2019.08.12 13:26 | 수정 2019.08.12 20:03

"고유정,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점 악용해 일방 진술"
유족 "고인 명예훼손 발언에 큰 분노…극형 받아야"
시민들 "사형해라" 고성…고유정, 호송차 오르다 머리채 잡히기도
고유정 측 "드릴 말씀 없다" 답변 피해

"한 편의 소설을 봤습니다."

12일 전(前)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의 첫 재판이 끝난 뒤 피해자 강모(36)씨의 유족은 이렇게 말했다.

강씨의 남동생은 이날 오전 11시 40분쯤 제주지법을 나서며 취재진에 "피해자가 없다는 이유로 고인의 명예를 명백하게 훼손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해서 큰 분노, 좌절감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그 부분에 대해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 국선 변호인단이 사임하며 ‘피해자 유족에 대한 사죄가 우선’이라고 했다"며 "만약 고유정이 오늘 했던 발언에 관해 이전 변호사가 조언한 부분이 들어간 것이라면, 이게 바로 그 사죄인 것인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남동생은 "형님의 생명을 지키지 못해 유가족은 하루하루 죄책감 속에 살아가고 있다"면서 "오늘 피고인의 발언이 너무 자극적이었고, 증거조차 없이 형님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들로 가득했다"고 했다. 이어 "형님의 명예를 회복할 때까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서 고유정이 극형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말을 마쳤다.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열린 고유정의 첫 재판이 끝난 뒤, 피해자 강모(36)씨의 남동생이 심경을 밝히고 있다. /박소정 기자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열린 고유정의 첫 재판이 끝난 뒤, 피해자 강모(36)씨의 남동생이 심경을 밝히고 있다. /박소정 기자
피해자 유족 측의 법률대리인인 강문혁 변호사 역시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에 "고유정은 공판준비기일에서 범행 시인하는 듯한 모습을 분명히 보였지만 현재 살인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오늘 검찰이 제출한 객관적 증거마저도 무시하고 왜곡하는 주장을 서슴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응당 그 부분에 대해서 재판부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강 변호사도 "오늘 피고인의 변호인은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서 고인의 명예를 아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방적인 진술을 다수 했다"며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고유정 측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뒤 "지금은 드릴 말이 없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급히 법원을 빠져나갔다.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열린 고유정의 첫 재판을 마친 뒤, 고유정 측 변호인이 취재진의 인터뷰를 피하며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제주=박소정 기자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열린 고유정의 첫 재판을 마친 뒤, 고유정 측 변호인이 취재진의 인터뷰를 피하며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제주=박소정 기자
고유정은 이날 첫 재판을 마친 뒤 호송차에 오르는 과정에서 한 시민에게 머리채를 잡히기도 했다. 당시 주위에서는 "사형해라" "혀 깨물고 죽어라" 등 고성이 터져 나왔다. 재판을 방청했던 한 시민은 "나도 자식이 있는 엄마"라며 "자식이 있는 데서 그렇게 무참히 아이의 아빠를 살해할 수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전 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이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고 나와 호송차에 오르기 전 한 시민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있다. /연합뉴스
전 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이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고 나와 호송차에 오르기 전 한 시민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고유정의 첫 재판은 제주지법에서 오전 10시부터 약 1시간 20분 동안 진행됐다. 전 국민의 이목이 쏠린 사건인 만큼 제주지법은 사상 처음으로 방청권을 일반 시민에게 선착순으로 배부했다.

고유정은 이날 재판에서 사체를 손괴하고 은닉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그러나 고의적이고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성적(性的) 요구로 인한 우발적 범행"이라며 부인했다. 또 "고유정이 범행 전 검색했던 ‘혈흔’ ‘대용량 믹서기’ ‘졸피뎀’ 등의 검색어들이 ‘연관 검색어’를 통해 우연히 검색하게 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며 계획적 살인에 관해 전면 부인했다. 고유정의 2차 공판은 다음달 2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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