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개포·반포 등 분양앞둔 재건축단지에 소급적용

입력 2019.08.12 11:11

이미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재건축·재개발 단지도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게 됐다.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경우 현재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단지’부터 상한제가 적용되는데, 정부는 이 기준을 ‘최초로 입주자모집승인을 신청한 단지’로 늦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분양을 앞둔 둔촌주공, 개포주공 1단지,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신반포4지구 등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사업 계획을 다시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기준 개선 추진’ 방안을 12일 오전 비공개 당정협의를 거쳐 발표했다. 개정안은 입법예고 등을 거쳐 이르면 10월 초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서울 집값이 최근 다시 꿈틀대자 작년 9월 13일 이후 11개월만에 정부가 추가 대책을 꺼내든 것이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조선DB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조선DB
분양가상한제는 새 아파트의 분양가를 땅값과 건축비를 더해 일정 금액 이하로 분양가를 제한하는 제도다. 주변 시세나 최근 분양가와 비교하게 했던 기존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을 통한 가격 규제보다 훨씬 강력한 규제로 꼽힌다. 지금까지는 사실상 공공택지에만 적용되고 있었다.

현재 주택법 시행령에 따르면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려면 우선 직전 3개월 간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한다는 전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후 ▲최근 1년 간 해당 지역의 평균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한 지역 ▲분양이 있었던 직전 2개월간 해당 지역에 공급되는 주택의 월평균 청약경쟁률이 모두 5대 1을 초과, 또는 국민주택규모(85㎡) 이하의 월평균 청약경쟁률이 모두 10대 1을 초과한 지역 ▲직전 3개월간 주택 거래량이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증가한 경우 등 세 가지 부가 조건 중 하나가 해당돼야 한다. 기준이 까다로워 이를 충족하는 지역은 아직 없다.

정부는 ‘직전 3개월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 초과인 지역’이라는 적용 전제조건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으로 바꾸기로 했다. 또 부가조건 중 하나인 ‘해당 지역의 평균 분양가 상승률’은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특별자치도나 시·군 등 상위 지역의 분양가 상승률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국토교통부 제공
국토교통부 제공
현재 투기과열지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과 과천시, 광명시, 하남시, 성남시 분당구, 대구시 수성구, 세종시 등 31곳이다. 여기에 상위 지자체의 분양가 상승률을 적용해 서울 자치구 등에도 상한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현재 서울 자치구는 분양 실적이 없어 해당 조건에 따라 상한제를 적용하기가 어려운데, 서울 분양가 상승률을 끌어올 수 있도록 해 자치구에도 적용을 하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은 재건축·재개발 단지에 적용하는 도입 시점을 조정했다. 현재 상한제는 일반주택사업의 경우 지정 이후 ‘최초로 입주자모집승인을 신청한 단지’부터 적용하고 있는데,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한해 예외적으로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한 단지’부터 적용하고 있다. 국토부는 재건축·재개발 사업도 ‘입주자 모집공고’ 시점에 상한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바꿨다. 이 경우 현재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분양을 앞둔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모두 사정권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관리처분계획 인가 때는 분양가와 조합원 분담금 등 사실상 모든 사업계획이 확정되는데, 상한제에 따라 새로운 분양가가 적용되면 분양가와 조합원 분담금을 확정했던 조합들도 이에 맞춰 계획을 모두 조정해야 한다. 소급 논란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리처분인가에 포함된 예상 분양가격 및 사업가치는 법률상 보호되는 확정된 재산권이 아닌 기대이익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상한제 적용 기준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은 입법예고를 거쳐 오는 10월쯤 시행할 예정이다. 별도의 유예기간은 두지 않고 바로 시행한다. 국토부는 향후 국토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상한제 적용 지역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실장은 "요건에 맞는다고 모두 상한제를 적용하는 것은 아니며, 시장상황 등을 거쳐 위원회 심의를 한 후 세부 지역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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