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첫 재판 출석..."국민참여재판 원하느냐" 질문에 고개 저으며 "원하지 않습니다"

입력 2019.08.12 10:35 | 수정 2019.08.12 15:38

제주에서 전(前)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이 12일 제주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했다. 고유정은 재판장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느냐"고 묻자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재판 내내 그는 옆 사람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짧게 대답하거나, 고개를 끄덕여 답변했다. 지난 5월 25일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한 지 80일만이다. 그는 앞서 지난달 23일 열린 공판준비기일에는 출석하지 않았다.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도착한 고유정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TV 캡처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도착한 고유정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TV 캡처
고유정은 이날 오전 10시쯤 제주지법 201호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쑥색 수의(囚衣) 차림에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고개를 숙여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그가 피고인석에 앉기 전까지 방청석 곳곳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한 방청객이 ‘살인마!"라고 외치자, 재판장은 "정숙해달라"고 당부했다. 재판부는 "여러 편의를 보장하기 위해 (일반 방청객의) 입석도 허용했다"며 "재판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협조를 부탁한다"고 했다.

"피고인은 재판 동안 진술을 하지 않아도 되고, 불리하다고 생각되는 질문에 답하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재판부 설명에 고유정은 아무런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느냐는 물음엔 처음에 고개를 가로저었다가, 재차 묻자 아주 작은 목소리로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름을 묻자 "고유정"이라고 했고, 생년월일, 직업 등도 작은 목소리로 짧게 답했다.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속된 고유정이 지난 6월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 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속된 고유정이 지난 6월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 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검찰과 변호인이 양측 입장을 설명했다. 검찰은 "사건 발생한 날의 무거운 진실을 온전히 담아내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며 "피고인은 일방적 주장과 침묵으로 일관해왔는데 잘 듣고 무거운 진실을 직시하면서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A4용지 10페이지 분량의 공소사실을 읽어내려갔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고유정은 전 남편인 피해자 강씨와 친아들(5)의 면접교섭이 결정되자, 재혼생활이 불안해질 것을 우려해 강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하기로 마음 먹었다. 검찰은 이를 위해 사전에 ‘니코틴 치사량’ ‘뼈의 강도’ ‘뼈의 무게’를 검색하는 등 범행 계획을 세웠다고 봤다.

검찰이 공소장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잔인한 범죄수법에 방청석에서 여러차례 탄식이 흘렀다. 특히 고유정이 사전에 "몰카패치(몰래카메라 감지 카드)와 핸드믹서기를 구매했다"는 내용에서 방청석선 한숨 소리가 터져나왔다. 유족은 차분한 표정으로 검찰의 공소사실을 경청했다. 고유정은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12일 오전 호송차에서 내린 고유정이 제주지법 재판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TV 캡처
12일 오전 호송차에서 내린 고유정이 제주지법 재판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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