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前남편 살인' 고유정 첫 재판…'우발 VS 계획' 증거 싸움 전망

입력 2019.08.12 09:07

전(前) 남편을 살해한 뒤 그 시신을 훼손·은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36)이 처음으로 법정에 선다. 혐의에 대해서는 고유정도 인정하고 있으나 '우발범죄'를 주장하고 있어, 계획범죄 입증을 자신하고 있는 검찰과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정봉기)는 이날 오전 10시 살인 및 사체훼손·유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에 대한 1차 공판을 연다고 밝혔다.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제주~완도 해상 등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12일 오전 8시 제주지법 앞에서 시민들이 방청권 추첨을 기다리고 있다. /박소정 기자
12일 오전 8시 제주지법 앞에서 시민들이 방청권 추첨을 기다리고 있다. /박소정 기자
지난달 23일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는 고유정 측 국선변호인에게 "우발적 살인 근거를 가지고 오라"고 했다. 쟁점을 '우발범죄냐 계획범죄냐'로 정리한 것이다. 공판준비기일은 출석 의무가 없어 고유정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고유정은 지난 6월 1일 경찰에 긴급 체포된 뒤 줄곧 "수박을 자르다가 성폭행을 시도하는 전 남편을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해왔다. 고유정은 전 남편이 자신을 덮치려하는 것을 막다가 상처가 났다며, 자신의 몸에 난 상처를 법원에 증거보전 신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사당국의 판단은 다르다. 당장 고유정의 몸에 난 상처가 전 남편을 공격하다가 난 가해흔이거나, 범행과 상관없는 자해흔에 가깝다는 전문가 감정을 받아놓은 상태다.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이 지난 6월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이 지난 6월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고유정이 휴대전화와 충북 청주시 자택의 컴퓨터를 이용해 '니코틴 치사량' '뼈의 무게' '제주 바다 쓰레기' 등을 검색한 점도 검찰이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는 이유다.

재판부 역시 고유정 측에 "우발적 살인을 주장하면서 인터넷 검색에는 마치 살해를 준비한 듯한 내용이 있다"며 "왜 검색했는지 입장을 정리해달라"고 주문했었다.

결국 첫 공판에서 고유정 측이 '우발적 살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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