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불매운동에 中·동남아 노선 늘리는 항공사들

입력 2019.08.10 14:00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불매운동 확산으로 일본을 찾는 여행객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항공사들이 일본 대신 중국과 동남아, 대만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운수권이 확대됐거나 증편에 제한이 없는 국가들이 대부분인 데다, 일본 불매운동 영향으로 관광수요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남아와 대만, 중국 노선 등을 중심으로 신설·증편을 검토하는 항공사들이 늘고 있다. 일본 규제 조치가 본격화된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항공사 3곳이 동남아 4개 노선에 대해 신설·증편 신청을 했다. 티웨이항공은 다음달 부산~가오슝 노선을 신규 취항하며, 제주항공은 올해 3분기 중 인천~필리핀 세부 노선을 증편할 계획이다. 에어서울도 중국과 동남아 신규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은 신청 추이가 예년 수준이지만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특히 지난 2일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결정 이후 본격적으로 검토를 하는 항공사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래픽=박길우
그래픽=박길우
동남아와 대만, 중국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일단 신규 노선 취항 및 증편이 까다롭지 않다. 동남아의 경우 아세안 10개국 중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브루나이만 제외하면 나머지 7개 국가(필리핀은 인천~마닐라 제외)는 항공 자유화 협정이 체결돼 있다.

일반적으로 항공사가 국제노선에 새로 취항하려면 운수권을 받아야 하며, 각국은 양자 항공협정을 통해 운수권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항공 자유화 협정이 체결된 국가는 안전성 등 큰 문제가 없으면 자유롭게 취항이 가능하다. 여기에 한·인도네시아 항공협정도 오는 9~10월 중 열릴 예정이라 협정이 타결되면 운수권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은 운수권이 제한돼 있지만, 지난 3월 5년 만에 열린 한·중 항공협정에서 운수권이 70회가 더 늘어났고 정부 보유분까지 함께 배분되면서 대부분의 항공사가 추가 취항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여기에 산둥성과 하이난성은 항공 자유화 지역이다. 대만도 인천~타이페이 노선을 제외하면 자유화가 돼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항공 자유화 협정을 체결한 국가는 전체 항공협정 체결국 100여개 중 30여개 정도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LCC)는 비행시간 5~6시간 안팎의 중단거리를 주로 운항하는데, 이들 지역 중에서 항공자유화가 된 곳은 일본을 제외하면 동남아나 대만, 러시아, 괌, 사이판 정도로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수요도 꾸준하다. 한동안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주춤했던 중국 항공여객 수는 올해 상반기 875만명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5.6% 증가했다. 전체 국제선 여객 증가율 7.9%를 크게 웃돈다. 사드 이전인 2016년 상반기(964만명) 수준을 점차 회복 중이다. 같은 기간 중국·일본을 뺀 아시아 항공여객도 177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으며, 특히 동남아 지역은 11.1% 증가한 1256만명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일본을 대체하는 관광지로 더 주목받는 추세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이후 한 달 동안 태국 치앙마이에 대한 패키지(단체)여행 예약이 전년 동기 대비 119% 늘었다. 중국 하이난(45%)과 러시아(31%), 필리핀(31%), 대만(9%) 등을 찾는 여행객도 증가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본 여행객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어 항공사들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노선 운휴(運休)와 기종 변경 등을 하는 상황"이라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신규 노선 개설에 큰 제약이 없는 지역으로 지속적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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