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이 방위비 더 많이 내기로 합의"

입력 2019.08.08 03:00

정부 "분담금 협상 아직 시작안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각)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위한 협상이 시작됐다며 "그들(한국)은 훨씬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과 나는 합의를 했다"며 "그들은 훨씬 더 많은 돈을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한국 땅에 3만2000명의 군인을 주둔시키고 있다. 우리는 약 82년 동안 그들을 도와왔다"며 "우리는 사실상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기준으로 82년을 언급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도 "한국이 북한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미국에 돈을 상당히 더 지불하기로 동의했다"고 썼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11차 방위비 분담금 협정 협상은 시작되지 않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방위비 분담금 입장을 밝힌 것은 곧 시작될 방위비 분담금 협정을 앞둔 압박 카드로 해석됐다. 우리 정부 안팎에서는 마크 에스퍼 신임 국방부 장관이 8~9일 방한해서 분담금 대폭 인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나는 수년간 그것(방위비 분담금)이 매우 불공평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에서도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은 한국으로부터 돈을 매우 적게 받아왔고, 나의 요청으로 지난해 한국은 9억9900만달러(약 1조2133억원)를 지불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매우 부유한 국가로, 이제 한국이 미국에 의해 제공된 국방에 기여할 의무감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양국의 관계가 매우 좋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해왔다. 그는 지난 4월 위스콘신주 그린베이 유세 연설에서 "우리가 50억달러를 주고 방어하는 부자 나라가 있다. 그 나라는 5억달러만 낸다"고 말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미는 지난 2월 올해 분담금을 전년 대비 8.2% 인상한 1조389억원으로 합의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한국이 사방으로부터 공격받는 현시점에서 과도한 압박은 한·미 관계에 바람직하지 않은데, 우리 정부가 모호한 입장을 취해서 특별히 배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외교부는 이날 "한·미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향으로 방위비 분담 문제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제11차 협상에서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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