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잘 재우려면 오후 4시 이후 낮잠 피하고 30분 지나도 안 자면, 울어도 안아주지 마세요

조선일보
입력 2019.08.08 03:00

[아이가 행복입니다]
잠투정 심한 아이 어떻게…

30대 회사원 김모씨는 밤이 두렵다. 생후 29개월인 딸을 재우는 게 보통 일이 아니라서다. 딸이 "더 놀고 싶다"며 자정을 넘길 때까지 안 자는 경우가 많다. '나도 빨리 자야 하는데…'라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다가 딸 앞에서 울거나 남편에게 심하게 화를 낸 적도 많다. 아이가 밤에 잘 자기만 해도 아이 돌보는 부담이 훨씬 줄어들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채규영 분당차병원 소아수면센터장이 7일 오후 밤에 잠을 잘 못 자는 생후 4개월 남자아이를 진료하고 있다.
채규영 분당차병원 소아수면센터장이 7일 오후 밤에 잠을 잘 못 자는 생후 4개월 남자아이를 진료하고 있다. 채 센터장은 "부모가 아이를 재우는 요령을 잘 터득하는 것이 우선이기는 하지만 아이가 너무 못 자서 가족 모두가 괴로운 상태가 된다면 병원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분당차병원 제공
채규영 분당차병원 소아수면센터장(소아청소년과 교수)은 이처럼 잠을 자기 싫어하는 아이 때문에 고통받는 부모들에게 "30분의 '수면 의례(ritual)'를 마친 뒤에는 아이가 울어도 무시하는 것이 잠을 잘 재우는 방법"이라며 "아이가 그래도 한 시간 이상 잠을 못 자고 괴로워하거나 부모가 아이의 '불면' 때문에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면 병원 치료를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고 했다.

◇마음이 약해지면 아이를 못 재운다

수면 의례란 아이를 재우기 전 씻기고, 눕힌 뒤 노래를 불러주거나 책을 읽어주는 행동을 가리킨다. 채규영 센터장은 "30분 이내의 수면 의례가 끝나면 아이가 자지 않고 울거나 짜증을 내더라도 무시해야 한다"고 했다. 마음이 약해져서 아이를 안아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이 행동이 '아, 열심히 울면 엄마가 나를 안아주는구나'라는 잘못된 신호를 주기 때문이다. 보채는 아이에게 물이나 우유도 주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가 잠을 자다가 중간 중간 일어나서 보챌 때도 잘 대응하는 요령이 있다. 채규영 센터장은 "처음에는 아이가 깨서 울면 2분 정도 기다렸다가 1분 정도만 아이 가슴 위에 손을 올려주는 행동으로 아이의 불안감을 없애주고, 그 뒤로는 5분, 10분, 15분 동안은 아이를 그냥 뒀다가 계속 보챌 때만 가슴 위에 손을 올려주는 식으로 시간을 늘려나가라"고 했다.

아이를 재우는 시간을 앞당기려면 수면 의례를 시작하는 시간을 15분씩 앞당기는 방법을 권할 만하다. 예를 들어 밤 11시 30분에 수면 의례를 시작해 자정쯤 잠드는 아이였다면 이틀 뒤에는 밤 11시 15분, 다시 이틀 뒤에는 밤 11시에 수면 의례를 시작하는 식으로 잠드는 시간을 앞당기는 것이다.

◇낮 시간 야외 활동이 '꿀잠' 부른다

아침이나 낮에 충분히 야외 활동을 하면 아이를 잘 재울 수 있다. 채규영 센터장은 "밖에서 햇빛에 노출되면 체내 세로토닌이 증가하고, 이는 저녁 시간에 멜라토닌으로 변환돼 밤에 잠을 잘 자게 도와준다"고 했다. 적당히 운동을 하는 것도 밤에 아이가 쉽게 잠들게 해준다.

오후 4시 이후로는 아이가 낮잠을 자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규칙적으로 낮잠을 자는 시간대를 확인하고 토요일·일요일에도 아이가 같은 시간에 낮잠을 자도록 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배가 고픈 상태면 잠을 잘 자기가 어렵다. 수면 의례를 시작하기 전에 아이가 너무 배고파한다면 과자를 조금 먹게 해주는 것도 아이의 숙면을 돕는 방법이다. 다만 자기 전에 음식을 많이 먹으면 오히려 아이가 잠을 자기 어려워할 수 있다.

◇가족이 괴롭다면 병원에 가보라

아이의 불면으로 가족 전체가 괴롭다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가 한 시간 이상 잠을 못 이룰 때 ▲엄마가 우울증이 생길 정도로 고통받을 때 ▲엄마 아빠 사이가 심각하게 안 좋아지는 경우 등이 치료가 필요하다는 '신호'다.

코가 막혀 숨을 쉬는 것이 불편하다든지, 중이염 등 질병이 있어서 그 아픔 때문에 아이가 잠을 못 자는 것이라면 그 질병을 빨리 치료하는 것이 아이의 숙면을 돕는 방법이다.

채규영 센터장은 "엄마가 우울증이 올 정도로 고통을 받는다면 아이에게 멜라토닌 등 약을 먹이는 방법도 있다"며 "수면 부족으로 아이들의 성장이 늦어질 수도 있는 만큼 아이들의 불면에 대해서도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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