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위 높이는 與 "일본, 한국에 친일정권 목표"

조선일보
입력 2019.08.06 03:00

[韓日 정면충돌]
한국당을 겨냥, 일본과 엮는 발언
"광복절에 한일정보협정 파기하고 도쿄 등 일본 여행도 금지시켜야"

일본이 지난 2일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명단)에서 제외한 이후 더불어민주당에서 연일 대일(對日) 초강경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5일에는 당 지도부가 모인 공식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이 (한국에) 친일(親日) 정권 수립이란 야욕을 갖고 이번 사태를 벌인 것"이란 취지의 발언까지 나왔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를 민주당 정권 교체 시도로 연결 지은 것이다. 야권에선 "야당을 '친일' 프레임에 가두고 국민의 반일(反日) 정서를 자극해 총선에서 이겨보겠다는 의도"라는 비판이 나왔다.

◇與 지도부 "친일 정권 수립 막아야"

민주당 박광온 최고위원은 5일 당 회의에서 "이 땅에 친일 정권을 세우겠다는 그들(일본 정부)의 정치적 야욕에서 정치 주권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것이 우리 국민의 각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은 '제2의 독립운동'을 하는 각오로 경제, 사법, 정치 주권을 수호하겠다는 자세로 나서고 있다"며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했다.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은 '정치 주권 수호'이고, 정권 교체는 '친일 정권 수립'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해찬(오른쪽에서 둘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해찬(오른쪽에서 둘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박광온(맨 오른쪽) 최고위원은 "이 땅에 친일 정권을 세우겠다는 그들(일본 정부)의 정치적 야욕에서 정치 주권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덕훈 기자
이인영 원내대표도 전날 "아베 정부의 목표가 단기적인 것이 아닌 일본 내 개헌과 한국 내 친일 세력 구축을 통한 새로운 군국주의에 있는 것은 아닌지 감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신흥무관학교가 수많은 인재를 키워낸 것처럼 '기술무관학교'들이 들불처럼 중흥하도록 재정적·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아베 총리의 도발이 철회될 때까지 모든 정치 세력은 전심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여권이 한·일 갈등을 선거에 활용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올 때마다 "사실과 다르다"며 부인해 왔다. 하지만 지도부의 잇단 '친일' 발언은 결국 여야를 친일·반일로 갈라 내년 총선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민주당 한 의원은 "한마디로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에 힘을 실어줘야 일본에 맞서서 제대로 싸울 수 있다'는 메시지인데, 나쁜 전략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남북이 對日 공동 대응… 통일도 앞당겨"

민주당 주요 인사들의 일본 관련 발언
민주당은 발언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이날 "광복절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를 통보하자" "도쿄를 여행 자제 지역에 넣자" "도쿄올림픽을 보이콧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위 위원장인 최재성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본은 경제·산업적 분야만 (보복)하고 있지만, 저희는 비경제적 분야도 (대응책이) 있을 수 있다"며 "여행 금지 구역을 사실상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도쿄에서 얼마 전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보다 4배 초과돼 검출됐다"며 "도쿄를 포함해 (여행 금지 구역 확대를)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최 의원은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 협정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1965년 협정 자체가 사실 엉터리로 만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설훈 최고위원은 이날 "광복절이자 일본 패전일인 8월 15일에 일본에 (지소미아) 파기 통지서를 보내 우리 국민의 뜻과 경고의 의미를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일본 식민 지배에 대한 과거 청산과 일본의 군사 대국화에 대한 대응은 남북 모두의 과제"라며 "오늘의 위기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남북이 협력한다면 마침내 민족이 하나 되는 그날도 앞당길 수 있다"고 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신동근 의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도쿄의 방사능 검사를 위한) 민관 합동 조사단을 구성해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며 "스포츠를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문제지만, 조사 결과에 따라 도쿄올림픽을 보이콧하는 것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점점 더 '센' 발언을 하려다 보니 아이디어 수준의 설익은 얘기까지 너무 많이 튀어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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