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5일 최근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연합 훈련과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과 관련해 국회 국방위 현안 보고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해상·공중 연합 훈련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러는 지난달 23일 6·25전쟁 이후 66년 만에 처음으로 동해 상공에서 합동 훈련을 했고, 러시아 군용기는 우리 독도 영공을 침범했다. 그런데 이 같은 중·러의 도발이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미·일 안보 체제를 흔들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관영 언론은 이날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한국·일본 배치 검토 발언에 대해 우리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는 메시지를 냈다. 환구시보는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는 아시아를 파괴할 것, 미 동맹국들은 총알받이가 되지 말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과 일본을 겨냥해 "미국의 총알받이가 돼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군에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한국을 향한 도발이 앞으로 더 잦아지고, 강도 역시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군 관계자는 "영공 침범이나 카디즈 무단 진입의 횟수가 늘어날 것"이라며 "그뿐만 아니라 바다를 통한 각종 도발 역시 가능하다"고 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동맹 정책 변화의 틈을 중국·러시아뿐만 아니라 일본도 노리고 있다"며 "미국이 '동맹국은 안보를 알아서 책임지고, 미국에 의존하려면 비용을 부담하라'는 기조를 유지하는 한 중·러의 도발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이 최근 동북아 안보 구도에 변화를 주려는 중국·러시아에 '약한 고리'로 타깃이 됐다는 얘기도 나왔다. 정부 소식통은 "중·러가 미국의 인도·태평양 포위망을 뚫기 위해 견제가 필요한데, 최근 한국이 애매한 외교 정책을 펴면서 한국을 '약한 고리'를 넘어 '부러진 고리'로 보는 것 같다"고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중·러가 국방 안보 분야의 7개 항목에 합의했는데, 그중 연합 훈련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며 "중국 역시 명시적으로 '앞으로 훈련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이를 노린 중국의 압박은 계속됐다.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미국이 이 지역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면 현재의 균형을 뒤흔들어 군비 경쟁이 불가피해질 뿐 아니라 지정학적 혼란을 촉발할 것"이라며 "그에 따른 충격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한국 배치 때보다 훨씬 엄중할 것"이라고 했다.
이 매체는 또 "미국은 한국과 일본에 미사일을 배치하려고 주력할 것"이라며 "한·일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구소련 당시 미국 미사일의 유럽 배치를 두고 유럽이 겪었던 소련과의 대립에 비해 더 큰 리스크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한·일의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 중 하나"라며 "만약 중·러를 위협하는 미국의 행동에 협조한다면 중·러는 함께 보복할 것이며 그로 인한 손해가 미국의 압박으로 인한 손실보다 결코 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