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또 보복 택했다, 한국 화이트리스트국서 제외 의결

입력 2019.08.02 10:23 | 수정 2019.08.02 13:24

日, 각의에서 백색국가 한국 제외 결정…오는 28일부터 적용
스가 관방장관 "수출관리 운용의 재검토…양국 관계 영향을 주는 의도 아니다"
세코 경제산업상 "무엇인가에 대한 대항 조치 아냐"… ‘강제징용 판결 대응’ 견해 부인

일본 정부가 2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재로 각의(閣議·국무회의)를 열어 수출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내용의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아베 내각은 ‘각의 결정→공포→21일 후 시행’의 3단계를 신속히 진행시킬 계획이다. 개정된 수출무역관리령은 7일 공포되며 한국은 오는 28일부터 백색국가에서 제외돼 수출 심사 우대 조치를 받지 못하게 된다.

이 조치로 한·일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일본 정부 측은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부인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에 대해 "한국의 수출 제도와 운용에 불충분한 점이 있다는 것을 감안한 (운용의) 재검토로, 일한 관계에 영향을 주는 조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번 조치의 배경에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꼽히지만, 그 점에 대해서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은 "무엇인가에 대한 대항조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이 2일 오전 각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결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이 2일 오전 각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결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일본 언론은 양국 관계 대립 심화를 우려했다. 교도통신은 "일본이 다른 나라를 백색국가로 지정했다가 취소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며 "강제징용 보상 문제 등을 둘러싸고 한·일 간 대립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양국 관계의 악화가 불가피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은 반도체 재료 수출 규제 강화 철회와 백색국가 유지를 요구했으나, 일본은 안전보장상 무역관리에 대한 국내 운용을 재검토하는 것이라며 응하지 않았다. 미국은 한일 갈등 중재에 의욕을 보였지만, 일본이 강행한 셈"이라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수출규제 강화 ‘제 2탄’ 발동 결정으로 한일 대립은 한 단계 더 심각한 사태로 빠지게 됐다"며 "준비 기간까지 합치면 8월 말부터 실제로 한국이 백색국가에서 제외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다만 "비(非) 백색국가의 수출 중에서도 관리를 잘 하고 있는 기업에는 우대조치를 주는 방식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세코 경제산업상은 이날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것에 대한 의견 공모에서 4만건 이상의 의견이 전달됐고, 그 중 95%가 제외를 찬성하는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반대 의견은 1%에 그쳤고, 나머지는 찬성인지 반대인지 의견을 알 수 없었다고 한다. 이 결과에 따라 일본 정부가 이날 각의에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세코 경제산업상은 "어디까지나 한국의 수출 관리와 운용이 불충분한 것을 감안한 운용 재검토"라며 "원래 한일 관계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는 없고, 무엇인가에 대한 대항조치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그에 따른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매각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세코 경제산업상은 "수출 금지 조치가 아니어서, 일본 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한국 기업이) 절차, 수출 관리를 제대로 하면 수출은 가능하다"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8일 오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8일 오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가 관방장관도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어디까지나 한국 수출 제도나 운용에 불충분한 점이 있다는 것을 감안한 운용의 재검토로, 양국 관계에 영향을 주려는 조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대 조치를 철회하고 다른 아시아 국가와 마찬가지로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으로, 수출 금지 조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의 국가·지역과 밀접한 경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부품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백색국가란, 일본이 자국의 안전 보장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군사물품 등을 타 국가에 수출할 때 허가신청을 면제하거나 간소화하는 국가를 말한다. 지금까지 미국과 영국 외에 한국, 아르헨티나, 호주, 뉴질랜드 등 총 27개국이 지정돼 있었다. 2004년 지정된 한국은 이 리스트에서 빠지는 첫 국가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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