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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는 또다른 기회… 커지는 은퇴자 시장, 청년 일자리 열어줄 것"

조선일보
  • 진중언 기자
    입력 2019.07.30 03:24

    [조선일보 100년 포럼] [5] 청년세대가 맞을 다음 100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를 청년 세대의 부양 부담 증가로만 봐야 할까요? 자산과 소비 여력이 풍부한 고령층의 가세로 내수 시장이 활성화되면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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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명진(맨 왼쪽) 고려대 공공사회학부 교수가 지난 23일 열린 조선일보 100년 포럼에서 청년 세대의 미래에 대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포럼엔 염재호 대표를 비롯해 김정운, 김지운, 박소령, 박희은, 양정웅, 유현준, 정과리, 조신, 최재천 위원 등이 참석했다. /이태경 기자
    지난 23일 열린 '조선일보 100년 포럼'에선 우리나라 청년 세대가 느끼는 불안감과 미래 삶의 변화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포럼 참석자들은 "취업과 결혼 등에 대해 현재 2030세대가 느끼는 불안감은 열망하는 삶의 질과 그에 못 미치는 현실 사이의 격차 때문"이라고 진단하면서도 "청년세대가 저출산·고령화 등 미래 인구 변화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취업·출산·주택 지원 등 정부 청년 정책의 실효성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인구 감소 두려워 말고 새로운 기회 찾아야"

    청년세대에게 다가올 미래는 과연 암울한 디스토피아(dystopia)일까. 'N포 세대'(연애·결혼·출산 등을 포기한 세대)'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등 최근 몇 년 사이 청년세대의 현실을 꼬집는 신조어는 온통 잿빛이다. 이런 분위기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가 청년층의 미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한몫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7년 375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67년엔 1784만명으로 감소한다. 생산가능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73.2%에서 45.4%로 줄어들 전망이다.

    우리나라 연령 계층별 인구와 구성비 추계 외
    이에 대해 주제 발표에 나선 황명진 고려대 공공사회학부 교수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 변동 추세가 미래 세대의 삶을 더 어렵게 할 것이라고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며 "인구의 양보다 질에 초점을 맞춘다면 긍정적인 측면도 많다"고 했다. 예를 들어 앞으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지만, 인공지능(AI)과 정보기술 등의 발전으로 인구당 생산성을 높인다면 인구 감소가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염재호 조선일보 100년 포럼 대표도 "경제 발전은 인구 수가 아닌 혁신에 달렸다"고 말했다.

    2015년 기준 711만명에 달하는 국내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9년 뒤인 2028년이면 모두 고령인구(65세 이상)가 된다. 황 교수는 "자산 대비 부채 규모가 적은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소비시장이 확대되고 일자리가 늘어나면 이는 청년세대에게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며 "사람이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사회복지 직종과 공공재적 성격을 지닌 일자리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열망하는 삶과 현실 격차에 불안한 청춘들"

    이날 포럼에선 앞으로 저출산과 인구 감소, 지방 소멸 등 인구학적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정부가 육아지원·워라밸(일과 개인 생활의 균형)·청년수당 등 각종 정책을 도입하고 있지만, 저출산과 인구 감소 추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황명진 교수는 "육아 지원은 출산율은 높이지 못하고, 복지 재원만 고갈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정말로 출산율을 높이겠다면 미혼모 출산 지원을 하는 등 획기적인 방안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유현준 홍익대 교수는 "정부가 청년층 대상의 공공주택 공급을 늘리고 있지만, 청년층은 이런 공공주택을 크게 반기지 않는다"며 "경제성장에 따라 돈을 벌 기회를 박탈하고, 도시 슬럼화 등의 부작용만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결혼이나 출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요인으로는 청년층이 열망하는 생활수준과 실제 현실과의 상황과 격차가 크기 때문이라는 점이 꼽혔다. 저성장 경제 속에 미래가 불확실하고 불안해 결혼이나 출산을 꺼린다는 것이다. 정과리 연세대 교수는 "지금 젊은 층은 부모 세대에 비해 자유롭고 풍요로운 환경에서 성장했다"며 "이들이 현실에 절망하는 것은 경제적 측면보다 심리적 요인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처럼 고령자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늘리고,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문호를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조신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미래 생산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이민 확대 등의 정책이 해법이 될 것"이라면서도 "이것이 또 다른 사회 갈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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