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는 중국 정저우(鄭州)에서 열린 제27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공식 협상을 계기로 지난 27일 여한구 통상교섭실장이 일본 경제산업성 아키히코 다무라, 외무성 야수히코 요시다 등 4명의 공동 수석 대표(심의관급)들과 한·일 양자 회의를 가졌다고 28일 밝혔다.

이달 1일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 발표 후 양국 '국장급 이상'에서 회담이 열린 것은 처음이다. 다만 이날 회의는 RCEP 협상 차원에서 이뤄진 한·일 양자 회의로 일본의 수출 규제를 다루기 위해 단독으로 만들어진 회의는 아니었다. 그동안 일본은 국장급 회의를 열자는 한국의 제의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번 양자 회의에서 여 실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국제 무역 규범을 훼손하고, 역내의 무역 자유화를 저해하며, 글로벌 가치 사슬과 RCEP 역내에도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수출 규제를 즉시 철회하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국가로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여 실장은 또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 일본의 고위급 관리가 조속히 이번 조치 철회를 위해 한국과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산업부는 여 실장이 일본 외에도 RCEP 회의에 참가한 13개국과 양자 회의를 갖고 일본의 부당한 조치에 대해 설명하고 공감대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해 미국을 방문했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2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유 본부장은 "미국 윌버 로스 상무장관도 일본 수출 규제로 미국 산업계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이번 방미 과정에서 미국 경제통상 관계 인사들에게 일본의 수출 규제가 글로벌 공급망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것에 대한 인식과 공감을 확산시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