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백색테러 폭력배, 경찰에 "우리가 시위대 내쫓아주마"

입력 2019.07.24 03:00

경찰과 유착 의혹 동영상 공개돼… 삼합회 조직원 등 용의자 6명 체포

지난 21일 홍콩의 한 지하철역에서 발생한 '백색 테러' 폭력배들과 경찰 간의 유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밤 11시쯤 위안랑(元朗) 전철역에서 흰 상의 차림으로 옷을 맞춰 입은 무리가 각목과 쇠몽둥이로 만삭의 임신부를 포함해 시민들을 무차별 공격했다. 이로 인해 최소 45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22일(현지 시각)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대를 공격한 '백색 테러' 혐의로 체포된 한 남성(가운데)이 복면을 쓴 채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복면 쓴채 경찰에 연행 - 22일(현지 시각)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대를 공격한 '백색 테러' 혐의로 체포된 한 남성(가운데)이 복면을 쓴 채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3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경찰 30여 명을 대동한 홍콩 경찰 지휘관이 테러 장본인으로 추정되는 흰옷을 입은 남성들과 대화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됐다.

이 동영상에서 흰옷을 입은 한 남성은 경찰 지휘관에게 "쇼핑몰에 모여 있는 시위대를 경찰이 쫓아낼 수 없다면 우리가 대신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 지휘관은 "마음만 받겠다. 여러분의 도움 때문에 우리가 힘들어지는 걸 원치 않는다"며 이 남성의 어깨를 두드렸다.

영상이 촬영된 시점과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쇼핑몰에 집결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14일이었다.

홍콩 네티즌들은 이 동영상의 남성들이 지난 21일 밤 위안랑 전철역에서 시위자와 시민에게 무차별 테러를 가한 장본인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범민주 진영의 에디 추 입법회 의원은 "흰색 옷의 폭력배들이 시민들을 무차별 폭행할 때 경찰은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다"며 "이는 경찰과 폭력배가 결탁했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홍콩 경찰은 사건 발생 당일 밤 백색 테러 용의자 6명을 체포했다. CCTV 및 온라인 동영상, 제보에 근거해 체포된 이들 중에는 홍콩 폭력조직 삼합회(三合會)의 일파인 14K, WSW(和勝和) 조직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 당일 오전부터 소셜미디어에서는 '시위 참가자들은 위안랑역에 내리지 말라'는 경고가 돌아다녔으며, 위안랑 지역 주민들에겐 '외출을 삼가라'는 메시지가 전달되는 등 테러가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됐음을 보여주는 정황도 발견됐다.

한편 21일 반정부 시위대가 중국 중앙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에 몰려가 중국 국가 휘장에 먹칠을 한 것과 관련, 중국 일부 전문가는 "과격 행동이 악화될 경우 분노한 중국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홍콩에 본토 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홍콩 기본법(헌법) 18조는 홍콩 정부의 통제를 벗어나는 혼란으로 인해 국가 안보나 통일에 위협이 가해지는 '비상사태'에 이르렀다고 전국인민대표대회가 결정할 경우 중국 중앙정부가 관련법에 근거해 홍콩에 개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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