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미국에 반도체 공장 건설 검토說

조선일보
입력 2019.07.23 03:00

[일본의 경제보복]
日, 美 가는 소재는 차단 못해
삼성 "아직 구체적 내용 없다"

일본의 경제 보복이 장기화할 조짐이 짙어지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한국·중국 중심의 생산 체제에 미국을 추가하는 '새로운 장기 플랜'을 고려한다는 말이 나온다. 22일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소재 압박에 위기를 느낀 한국 반도체 입장에서 미국은 최고의 그린존(green zone·안전지대)"이라며 "미국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전략에 따라 미국 내 반도체 수요도 커질 수 있어 검토해보자는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한국 공장과 한국을 거쳐 중국 반도체 공장으로 가는 핵심 소재의 수출을 규제하기 시작한 일본이 미국으로 가는 소재까지 차단할 순 없다는 것이다. 단, 삼성전자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내용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삼성전자는 D램을 전량 한국에서 만든다. SK하이닉스도 D램 생산량 60%를 한국에서, 나머지 40%는 중국에서 제조한다. 최근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한 반도체 관세 우려와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인해 양대 거점 체제의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미국에 공장을 마련하면 관세 폭탄도 피하고, 일본의 소재 압박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삼성과 하이닉스는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운영해봤다. 삼성은 1997년부터 텍사스주(州) 오스틴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제조) 공장을 가동해 애플·퀄컴·AMD 등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미국 오리건주 유진(Eugene)에 2000년대까지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운영했다가 매각했다. 특히 트럼프 정부는 법인세 최고 세율을 기존 35%에서 21%로 낮추고 투자 기업에 세금 감면·보조금 지급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 신규 공장을 삼성이나 SK하이닉스가 세우고 싶다고 해도 여력이 없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향후 3~4년 내 경기도 이천·평택에 수십조(兆)원을 투자하기로 한 상황이다. 연고가 없는 미국에 새로운 투자 계획을 세우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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