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日 수출규제' 품목은 주 52시간 예외로…민노총 "노동자 희생만 강요" 반발

입력 2019.07.22 18:03 | 수정 2019.07.22 18:24

정부가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품목을 국산화하는 기업에 최장 3개월의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키로 했다. 일본의 경제 보복을 ‘사회적 재난에 준하는 사고’로 보고 주 52시간제 예외로 인정해 주겠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이에 대해 "노동자 희생만 강요한다"고 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특별연장근로 허용 등 노동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특별연장근로 허용 등 노동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고용노동부는 22일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를 ‘사회적 재난’으로 보고, 수출 규제 품목을 다루는 기업의 관련 연구와 연구지원 필수 인력에 대해 특별연장 근로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 대상에는 일본 대(對) 한국 수출 규제 물질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 레지스트’ ‘에칭 가스’ 등 3가지에 대해 국산화 연구·개발을 하거나, 제3국 조달 테스트를 진행하는 기업과 그 기업의 근로자다.

특별연장근로는 현재 법으로 정한 1주당 최대 연장근로인 12시간을 초과해 더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자연재해와 재난 등을 수습하기 위해 집중 근로가 필요할 때 승인된다. 지난 2015년 개성공단 폐쇄 때도 사회적 재난으로 인정돼 특별연장근로가 허용됐다.

고용부는 대상 기업이 지역 고용노동청 등에 특별연장근로를 신청할 경우 필요성을 확인해 최장 3개월간 연장근로를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불가피한 경우에는 3개월 단위로 재신청도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고용부는 일본 수출 규제 대책 마련에 나선 기업이 재량근로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재량근로제는 업무 수행 방법을 근로자 재량에 맡길 필요가 있을 때, 노사 합의로 근로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제도다. 근로자가 허용할 경우에는 법정 근로시간 한도를 넘어서는 업무도 가능하다.

민주노총은 이에 대해 논평을 내고 "이 나라 정부들은 위기 상황에서 노동자 희생을 강요하고 여론을 잠재우는 재주 말고는 없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재난 상황에서나 적용하는 특별연장 근로 허용과 연구개발 인력의 재량근로 활용은 기가찰 뿐"이라며 "정부 관료들의 인식수준은 지금이 노동집약 산업을 일으키는 산업화 시대거나 연구원들을 연구실에 처박아 결과를 짜내는 개발도상 시대인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만약 아베 정권이 제국주의 정책을 본격화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며 1000 개가 넘는 품목에 대한 무역보복조치에 나설 때는 한국 전체 노동자에게 특별 연장 노동을 강제하겠다는 얘기"라며 "정부는 민족주의로 흐르는 여론에 급급해 만만한 노동자 상대로 언 발에 오줌누기식 정책 남발 말고, 냉정하고 치밀한 외교 전략과 공정한 중장기 산업정책 수립에 애쓰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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