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분당예스병원의 권종규(오른쪽) 원장은 "우리 병원에서 디스크 치료를 받은 유명 운동선수가 다시 활약하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예스병원에서 척추 내시경 교육을 받고 간 미국·싱가포르 의사들이 감사 인사를 보내올 때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사진은 권 원장이 환자에게 척추 내시경 치료를 시행하는 모습.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최근 척추 질환으로 고생하는 이가 늘고 있다. 허리 통증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심한 경우 우울감까지 불러온다. 문제는 병원 가기가 두려워 이런 고통을 꾹 참고 지내는 환자가 많다는 점이다. 이들은 '척추는 치료해도 어차피 재발한다' '척추는 수술하면 평생 고생한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믿으며 고통을 참고 지낸다. 그러나 대표적 척추 질환인 척추관협착증과 척추 디스크 질환은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비(非)수술 치료만 받아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평생 진행되는 '척추관협착증'… 놔두면 신경이 손상되는 '디스크'

척추관협착증은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퇴행성 변화로 평생에 걸쳐 뼈나 인대가 조금씩 자라는 병이다. 이 같은 변화는 척추신경을 자극해 통증을 일으키는데, 자극이 오래되면 신경 자체가 손상돼 일정 시기가 지나면 적절한 치료를 받더라도 '신경병성 통증'이라 불리는 만성통증에 시달리게 된다. 약물치료나 주사치료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러한 치료도 통증을 줄여주는 데 그친다. 신경 자극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건 아니어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증상이 재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척추관협착증은 평생에 걸쳐 서서히 진행하는 병이므로 자연 치유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척추 디스크 질환(추간판탈출증)도 흔하게 발생하는 허리 병이다. 척추 디스크 질환은 신경을 자극하는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적절한 약물치료만 해도 완치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속되는 통증을 방치할 경우에는 신경이 손상돼 만성통증으로 악화할 수 있다. 척추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하기 쉽지 않고 영구 장애로 굳어지는 경우가 많아 시기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약물 효과 없으면 '신경성형술' 고려

척추 질환 진단을 받은 환자 중 상당수는 병원에서 "아직은 수술할 때가 아니니 약물치료를 받으며 견뎌 보라"는 권유를 받는다. 그러나 일부 척추 전문가는 약물치료를 받아도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신경성형술로 신경 자극을 완화시키는 방법을 추천한다.

신경성형술은 국소마취로 진행되며 가느다란 관(카테터)을 체내에 밀어 넣어 막힌 신경 통로를 넓혀주는 비수술적 신경 치료법이다. 시술 시간이 15분 정도로 짧고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용인분당예스병원 척추센터의 권종규 원장은 "약물치료를 받아도 소용없다는 만성통증 환자 중 70%는 오래 자극받은 신경이 주위 조직과 달라붙으면서 증세가 악화된 경우"라며 "이럴 땐 신경 주위 유착을 치료하면 쉽게 나을 수 있으므로 신경성형술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

◇수술보다 간단한 '척추내시경 치료'

물론 증상이 심하면 신경을 자극하는 디스크 등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기존에는 절개 수술로 이를 해결했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최소 침습 치료가 도입돼 위험은 낮추고 완치율은 높이는 추세다.

대표적 치료가 '척추 내시경 치료'다. 근육 절개 없이 체내에 초소형 내시경을 넣어 들여다보면서 문제가 되는 디스크만 레이저로 제거하므로 기존 척추 수술의 대안으로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근육 손상이 거의 없어 치료 다음 날이면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도 빠른 편이다. 바쁜 직장인이나 수술 부담이 있는 고령 환자가 선호한다.

용인분당예스병원의 하주경 척추센터장은 "척추 내시경 치료를 받고 나서 '그동안 왜 참고 살았을까' 후회하는 환자가 많다. 그만큼 치료 만족도와 완치율이 높은 치료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