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英유조선 '보복성' 억류…중동 긴장 최고조 이를듯

입력 2019.07.20 11:46 | 수정 2019.07.20 12:03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영국 유조선을 나포해 억류 중이라고 19일(현지 시각)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최근 중동 해역에서 서방과 이란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일을 계기로 군사·외교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제러미 헌트 영국외무장관은 이란 당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영국 유조선 2척을 나포했다고 밝혔다. 헌트 장관은 "이번 억류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신중하지만 강경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아직까지 군사적 옵션을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며 되도록이면 외교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나포한 영국 국적의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 모습. /EPA 연합뉴스
이란 혁명수비대가 나포한 영국 국적의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 모습. /EPA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영국 국적의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와 라이베리아 국적의 메스다르호가 이란 혁명수비대(IRG)에 나포됐다. 메스다르호는 영국 해운사 노벌크가 운영하고 있다.

이란은 영국 국적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만 나포해 억류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스테나 임페로호가 국제 해양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배를 이란 해안 쪽으로 유도해 정박시켰다고 발표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스테나 임페로호가 경고 신호를 무시했고, 위성항법장치(GPS)를 껐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입구가 아닌 출구로 지나가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국 측은 이란이 유조선 2척을 모두 나포했다고 보고 있다. 이란 뉴스통신사 FNA에 따르면 2척의 유조선 모두 나포됐으며, 메스다르호는 곧바로 풀려나 이란 영해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스테나 임페로호는 이날 낮 아랍에미리트(UAE) 동부 푸자이라 항을 떠나 21일 걸프 해역 안쪽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알주바일 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이 배에는 인도, 러시아, 라트비아, 필리핀 등의 국적으로 구성된 선원 23명이 타고 있었다. 선주인 해운사 스테나벌크는 "스테나 임페로호에 미확인 소형 쾌속정들과 헬리콥터 1대가 접근했다"며 나포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중동 해역에서 ‘항행의 자유’ 문제로 서방과 이란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AP통신은 "이란의 영국 유조선 억류로 지난 5월 중동 해역에서 서방과 이란간 갈등이 시작된 이후 가장 중대한 긴장 고조 상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지난 4일 영국 해군이 영국령 지브롤터 인근 해역에서 이란의 대형 유조선을 나포한 이후 보복 조치로 영국 유조선을 억류하겠다고 경고해왔다. 이란은 지난 10일에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영국 유조선의 나포를 시도했다가 이란의 보복에 대비해 파견된 영국 군함의 경고를 받고 퇴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의 영국 유조선 억류 소식에 "내가 이란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고통"이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날린 뒤 영국과 이번 사건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