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국이 제재 풀면 강화된 핵사찰 받아들일 것"...드론격추 "정보 없다"

입력 2019.07.19 13:58 | 수정 2019.07.19 16:50

미국을 방문 중인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경우 강화된 핵사찰을 수용할 수 있다며 협상 의지를 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무인기(드론)를 격추했다고 밝힌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진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자리프 장관은 이날 대(對)이란 제재의 영구 해제를 조건으로 자국 핵프로그램에 대한 강화된 사찰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 자리프 장관은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기자들에게 "(이 제안은) 상당한 진전"이라며 "우리는 사진 촬영용 행사 같은 피상적인 것이 아닌 ‘본질’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앞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지난 14일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철회한다면 협상에 임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17일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경제사회이사회(UN ECOSOC) 장관급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신화통신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17일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경제사회이사회(UN ECOSOC) 장관급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신화통신
자리프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그 이상의 것을 원한다면 우리는 추가 합의안을 비준할 수 있을 것이며, 그는 (대이란) 제재를 해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재를 해제하면 2023년 이전에 추가 합의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이란 핵합의에 따르면, 이란은 2023년까지 연구·개발을 목적으로만 신형 원심분리기에 대한 연구와 기계적 실험을 할 수 있다. 자리프 장관의 이날 발언은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해제할 경우 이 시점보다 빨리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강화된 사찰을 수용하는 새로운 핵합의를 인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자리프 장관의 제안에 대한 미 국무부의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이란에 △IAEA의 핵사찰 강화 △우라늄 농축 중단 △중동 지역 군사 분쟁 관여 축소 등 12가지 조건 이행을 요구했지만, 이란은 이를 거부한 상태다.

로이터는 미 관리들이 자리프 장관의 제안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미 행정부 관리는 "(이란은) 작은 행동으로 커다란 무언가를 얻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리프 장관은 다만 이날 미국의 이란 드론 격추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을 자제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회담을 위해 뉴욕 유엔 본부에 도착한 자리프 장관은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오늘 (미국의) 이란 드론 격추와 관련해 아무런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자국 선박에 접근한 이란 드론을 격추시켰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군 강습상륙함인 복서(Boxer)함이 선체에 1000야드(약 914m) 가량 접근한 이란 드론에 방어 조치를 취했다"며 "(이란 드론은) 물러나라는 여러 차례의 경고를 무시해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위협했고, (격추 후) 즉시 파괴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해군 강습상륙함인 복서(Boxer)함. /미 해군
미국 해군 강습상륙함인 복서(Boxer)함. /미 해군
그러면서 그는 "미국은 우리의 인력과 시설, 이익을 방어할 권리가 있고, 모든 국가들이 항행과 국제 교역의 자유를 방해하려는 이란의 시도를 규탄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지난해 5월 미국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한 후 대(對)이란 제재를 단계적으로 부활시키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란은 이에 대응해 핵합의 이행 범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양국은 또 지난달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 이후 양국은 서로를 배후로 지목하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를 수호하는 국제적 연합군을 창설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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