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돌려주세요" 소유자 찾아간 문화재청, 7분 만에 퇴짜 맞았다

입력 2019.07.18 03:56

국가소유 확정 판결 후 방문, 소유자는 "1000억원 주면…"

"대법원 판결이 났으니 이제는 돌려 달라. 그렇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 "줄 수 없다. 나도 곧 소유권 무효 소송을 내겠다."

17일 오전 10시 30분 경북 상주시 낙동면 낙동리에서 문화재청 관계자와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소유자로 알려진 배익기(56)씨가 만났다. 앞서 지난 15일 대법원은 문화재청의 상주본 강제 회수를 막아 달라는 배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 관계자가 이날 배씨를 찾아가 대법원 판결문을 전달하고 반환을 재차 요청했다. 그러나 배씨는 "1000억원을 주면 돌려주겠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양측은 7분 만에 헤어졌다. 이로써 문화재청과 배씨의 50여 번째 만남도 불발로 끝났다.

배씨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문화재청이 나를 쪼면 쫄수록 상주본은 점점 멀어질 것"이라며 "애초 감정가 1조원의 10%인 1000억원만 주면 언제든지 내놓겠다"고 말했다. 배씨는 또 "상주본이 어디 있는지는 알고 있지만 보관 상태는 나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상주본이 국가에 소유권이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는 "상주본을 영원히 볼 수 없게 될 이상한 판결"이라고 했다.

상주시도 최근 배씨에게 상주본 반환을 다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엔 황천모 상주시장이 직접 나섰다. 상주시에 따르면 황 시장과 정재현 상주시의장은 지난달 27일 배씨에게 금전과 직책 등 다양한 보상책을 한꺼번에 제시했다. 국가에 상주본을 기증하면 상주시가 앞장서 모금 운동을 벌여 수십억원을 모아 배씨에게 주겠다고 했다. 배씨의 이름을 딴 박물관을 상주에 지어주겠다고도 했다. 배씨를 명예박물관장으로 임명하겠다는 안도 내놨다. 매달 월급 수백만원을 주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배씨는 '수십억원+박물관 설립+박물관장직+월급 수백만원'의 상주시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하며 "1000억원을 달라"고 했다. 황 시장은 "배씨에게 맡겨진 상주본이 훼손될 우려가 높아 하루빨리 회수해야 한다"며 "상주시에서 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을 최대한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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