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성과주의도 괴롭힘"… 기준 모호해 기업들 혼란

조선일보
입력 2019.07.18 03:17 | 수정 2019.07.18 10:44

[오늘의 세상] 고용부와 '괴롭힘 기준' 다른 해석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기업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직장 내 다양한 상황과 맥락이 있는데, 어떤 것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외부 컨설팅 업체를 불러 예방 교육을 실시하는가 하면, 자체 가이드라인을 책자로 만들어 직원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17일 "직장 내 괴롭힘 전담 근로감독관 167명을 지정하고, 직장 내 괴롭힘 여부가 분명치 않을 땐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직장 내 괴롭힘 판단 전문위'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기업 인사 담당자는 "정부 가이드라인에는 특정 행위나 요구를 과하거나 집요하게 반복하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는데, 사안에 따라서는 반복적인 지시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일부 직원이 이를 문제 삼으면 결국 괴롭힘 방지법에 걸리는 셈 아니냐"고 말했다.

노조가 또 하나의 무기를 얻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노총은 16일 "과도한 성과주의도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된다"는 내용의 직장 내 괴롭힘 금지에 관한 산하 조직 대응 지침을 공개했다. 민노총은 "직장 내 괴롭힘 관련법 시행을 계기로 노조는 업무 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과도한 성과 요구 행위를 규제하는 내용을 취업규칙 제·개정 과정에 담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10인 이상 사업장은 직장 내 괴롭힘 절차와 관련한 내용을 취업규칙에 넣어야 하는데, 이 경우 노조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취업규칙에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징계를 기재하는 것은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변경에 해당해 노동자 과반수나 과반수 노조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취업규칙을 개정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 점을 이용해 민노총이 "노조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며 나서는 것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취업규칙 징계사유에 (민주노총의 주장처럼) 구체적인 괴롭힘 행위를 반드시 규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취업규칙에 직장 내 괴롭힘 금지원칙, 처리절차 등을 규정할 때는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청취로만 변경이 가능하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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